훌목잡 'A/. 수원 팔달산 자락의 사람 자여 대한 죠~암얘끼를 4 슴 l· ε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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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투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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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목들이 나어|게 말몰 건다

윤달이 들어서인지 비 소식은 들리지 않고 해가 쟁하다.

시간이 정지된 듯 지나치게 조용한 길이 앞에 놓여 있다

ε반문을 등지고 서서 바람한 점 없는 길을 가만히 바라본다.

천천히 성곽을 따라 길을 나선다.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생각들을 슬며시 길 위에 하나

하나 내려놓고 ε반동 지붕들을 바라본다

이제 걸음마를 펜 물완전한 걸음이지만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멈춰 서지 말고 뚜벅뚜벅 가던 길을 가라고,

힘들면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잠시 쉬어가도 된다고 가만히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비워놓은 마음 한 켠에 새로운 길이 하나 생긴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화서문 계단을 내려와 동네 안으로 들어간다.

남수동에 있던 꿀목이 이곳에도 있다

오래도록 편요h하다는 뜻을 가진 이 동네는 이번에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사이다 여름 호는 꿀목특집으로 ε반동 골목을 찾아간다.

40년 가까이 남문을 지키며 수원 멋쟁이들의 옷을 만들고 있는 “의상실”과

소중함에 비해 너무 무심했던 “논”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골목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싶은 사이다의 마음이

더위에 지친 독자 모두에게 전달되어 시원한 웃음으로 함께 나눠지기를 바란다.

2012. 6월말 E반동에서 최서영

수원향교| 그림 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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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골목특집 E연}동에 살다

• E반동에 살다 - 이야기를 품은 마을 ε반동 06

-장안동사거리 16

- 설경동 가옥을 보며 18

· ε반동 사람들 - 성곽이 바람 막아주고 물난리 안나는 귀한 땅 (권영주 차희서 부부의 60년 ε엔동살에 24

- E엔동 평상 공동체 31

일러스트 에세이 - 고앙이 34

01 기억 ·그때그의상실을가다 38 -모던 의상실 40 -예쁘다앙장점 44

·보호수의사계 47

·추억의사진관 48

사이다가 제요냄}는 잃어버린 친구 찾기 - 두번째 • 수원에 남아 있는 “논” 52

• 너희들도 “논”에서 쌀만 얻는다고 생각하니? 53

• 잃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논n 56

포토에셰이 58

우리동네공간소개 ·뿔리화랑 60

·오복서점 62

02 만남 ·페이퍼갤러리 66

• 꽃씨 모으는 남지‘ 신발 코 블에 살고 있는 땅빈대 74

03 나눔 • 삶이 담긴 시 - 아이거 북벽 78

• 고통과 기쁨은 나눠지지 않는 것 80

• 잡초를 보며 깨달은 상생의 섭리 82

• 붓 물에 마음의 꽃을 피우다 84

• 씩씩한 그녀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상담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86 -내몸을위한착한일 88

• 삼은 윤학영 선생의 좋은 마을 만들기 90

04 문화 ·두개의문리뷰 96

• 《사람꽃을 만나다》 상상초월의 희망을 만나다 98

05 소식 .동네소식 103 • 전시와공연 105 • 전시공간안내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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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특집 | 장안동에 살다

수원시 팔달구 장안동(챙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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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동은 수원 화성의 북단에 위치한 장안문과 서단

에 위치한 화서문 사이의 마을이다.

주로 60∼70대의 주민 700여명이 조용히 살고 있다. 사진 박김형중, 최윤경 | 일러스트 박정신 | 캘리그래피 윤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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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특집 | 장안동에 살다

이야기를품은동네 장안동

이곳의 시간은 이곳만의 규칙대로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다.

화성 성곽 둘레길 위로 까치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선시대로 다시 돌아간 등 옛 정취가 물씬 느껴졌다.

글 이혜숙(자유기고가)

내게 있어 바람은 계절의 들고 남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속삭임이다. 혹한의 추위

가 기세를 꺾으며 봄에게 자리를 내 줄 때 겨울의 시생어린 싸늘함을 품은 따스

한 바람이 봄이 왔읍을 알린다. 봄이 찰나의 설레임을 안겨주고 무심히 지나가면

여름은 다가올 무더위를 위로하는 양 나뭇잎 춤추는 소리를 추임새 삼아 한결 시

원한 바람을 선물한다. 6월 초 수원에 위치한 장안동 마을을 방문했을 때 화성

성곽 길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 시원한 여름 바람을 만났다.

수원 화성은 정조 임금이 비운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칩을 조선 최대의 명당인

수원의 화산으로 천봉하고 화산 부근에 있던 읍치를 수원의 팔달산 아래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축성되었다. 장안동은 수원 화성의 북단에 위치한 장안문과 서 단에 위치한 화서문 사이의 마을이다. 주로 60∼70대의 주민 700여명이 조용히

살고 있다. 처음 장안동을 방문했을 때는 팔달문 안의 도심 한복판이 맞나 싶었

다. 이곳의 시간은 이곳만의‘규칙대로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다. 화성 성곽 둘레

길 위로 까치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선시대로 다시 돌아간 듯 옛 정

취가 물씬 느껴졌다. 성곽 옆일렬로 배치된 주택들은 일식과 양식이 혼합된 근대

건축양식을 띠고 있었다. 성곽 너머의 공간은 빌딩과 아스팔트 위를 바쁘게 오가

는 자동차 열기로 가득 차 영락없는 오늘의 시간을 일깨운다. 다Oef한 시대가 혼재

된 묘한 곳으로 묵 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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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특집 | 장안동에 살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벗어나니 한낮의 볕이 제법 뜨겁다. 장안동 골목에는 세탁소,

미용실, 구멍가게와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 몇 곳이 보인다.

어른 한명이 간신히 들어갈 법 한 좁은 나무 문 옆으로 줄지어 놓인 나무 기둥들,

그 위에 올려 진 항아리 화분들과 재단되지 않은 나무 간판에서 켜켜이 쌓인 세월

의 흔적이 엿보인다. 맛집의 내공을 품은 식당 안엔 청국장, 막걸리, 녹두빈대

먹- -- -. 궁서체로 한지에 직접 쓴 나무 메뉴판이 벽에 걸려 있다 구수한 청국장

과 들기름에 구운 김 , 고추장아치, 나물 반찬 몇 가지의 정갈한 밥상이 차려졌다 가격은 5000원. 시골 집 안방처럼 편안하고 정이 가는 곳이다.

요즘은 거리 어디를 걸어도 어렵지 않게 커피숍을 찾을 수 있다, 빌딩 숲 대로변

에는 대형 체인점이 한집 걸러 하나씩 자리 잡고 있으며 동네 골목골목에서도 테

이크아웃 전용 커피숍이 서너 군데씩 문을 열고 있다. 인사동 한복판에도 전통 잣

집과 한글로 쓰인 스타벅스 커피숍이 공존한다.

세월이 장안동 마을만 비켜가는 것일까. 장안동 골목엔 그 흔한 커피숍,대신 특이

하게도 한집 건너 점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 장안동 화서문로는 120여 곳의

점집이 즐비해 있어 종로 3가와함께 전국에 내로라하는 점집 골목으로 꽤 유명세

를 탄 곳이다. 재미삼아 타로점을 보거나 사주카페를 찾는 젊은이들에 비하면 장

안동을 찾는 사람들은 팍팍한 삶을 위로받고 해결해보고자 하는 간절함이 클 것

이었다. 천수보살, 천왕보살, 꽃도령, 17세 소녀보살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보

살들이 붉은 글씨의 간판을 내걸고 손님을 기다린다.

장안동은 본래 팔달문 안의 부유하고 상업화된 마을이었다. 조선시대 정조 임금

이 11년간 12차례에 걸친 능행을 거행할 때마다 머물던 곳이 수원의 화성행궁이

다. 장안동은 한양에서 화성행궁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장안문에 기반을 두고

형성되었으니 역사적으로 볼 때 옛 시절 번창함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례로 성

안 전체의 주막집에 술을 공급할 정도인 대규모 술도가가 3대 째 성엽했다고 한

다. 막걸리 한잔의 질펀함으로 화성 서민들의 삶을 위로했을 술도가는 사라졌지

만 주민들의 향수는 여전했다.

1950여년 경에는 대한 방직 회사 최초의 공장 조업이 이뤄지기도 했고 관사, 법

원, 검찰청 등이 밀집해 있어 정치 1번지로도 불리며 한때 수원 지역 주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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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활동 무대가 되기도 했던 곳.

팔달산에는 고려 공민왕 때 학자인 이고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은퇴한

이고가 세상을 떠나 이 산자락에 살았는데 공양왕이 사람을 보내 근황을 묻자 “집

뒤의 산 경치가 아름답고 산정에 오르면 사통팔달하여 마음과 눈을 가리는 게 아

무것도 없어 즐겁다”고 했다. 후에 조선 태조가 은거하던 이고에게 벼슬을 권하자

이고가 거절하였다. 이에 화공을 시켜 이 산을 그려오게 하였는데 태조가 그림을

보고 “과연 시통팔달한 산이다”고 한데서 이산의 이름이 팔달산으로 불리게 되었

다는이야기다.

정조 임금이 풍수 지리학상 화산이 명당자리라 여겨 주민들을 팔달산 아래로 이

주시키고 화성 축성을 시작한 해가 1794년이었다. 고려 때 부터 이미 명당임이 증

명된 곳이라는 이야기다.

오늘날의 장안동은 과거의 영화를 누리다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 곳이다. 이유

야 많겠지만 화성 복원사업에 따른 장기간의 개발제한과 토지수용 문제에 따른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 시의 예산 부족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세월 속 우리네 삶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옛날 부귀와 영화를

안겨주던 화서문, 장안문이 이젠 이곳 주민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문을 걸어 잠그

고 그 시절의 추억만을 간직하고 살라하니 말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했던가. 역사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아 화서문과 장안문의 빗장

이 열리고 다시 북적이는 이야기로 넘치는 마을이 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성 밖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소리에 귀가 먹먹했다면 잠

시 장안동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쉬어가도 좋겠다.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품은 마

을 장안동에 가면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넘쳐나고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아름다운 골목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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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특집 | 장안동에 살다

〈사진 - 헤르만 산더의 ‘집이 늘어선 거리’ >

성안 마을과 거리를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 사진 가운데 ‘집이 늘어선 거리’ 라는 제목을 그가 붙였는데, 성안에 오랫동안 살았던 윤한홈 선생은 장안동 사거리로

보고있다.

깃함견만훌 .매케라. 글 한동민(수원박물관 학예팀장) | 사진 수원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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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여학교장안동초가

장안동 사거리는 서울에서 장안문

(북문)을 거쳐 수원행궁으로 들어

오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이는 장

안문과 팔달문의 주요 간선도로와

화서문(서문)과 수원천을 잇는 또

다른 간선도로와 연결되는 주요한

사거리로 화성행궁 앞 십자대로와

비견될 수 있는 성안의 대표적인 〈사진 - ε엔동 삼일여학교 초기 교사〉

거리였던 셈이다. 화성이 건설된 뒤 장안문에서 팔달문으로 가는 가장 왕래가 많았던 길이다.

1930년대 자동차가 왕래할 수 있는 도로로 확장될 때까지 장안동 사거리는 남쪽으로는 수원에

서 유명하였던 팔부자 거리와 맞닿는 옛길은 더욱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다.

성안의 장안통 사거리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사진은 1907년 헤르만 산더의 사진으로 보인다.

독일인 헤르만 산더(Hermann Sander 1868∼1945)는 한국 만주 사할린 등을 여행하며 사진

500여 점을 남겼다. 이 방대한 분량의 사진 가운데 그가 직접 찍은 수원관련 사진은 15장이다.

그 귀중한 사진은 1907년 3월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수원을 찾아왔을 때의 것이다. 사진은 수원

역에서 수원읍내로 들어오는 노정을 보여주는데 수원의 근대적 변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

진속에는 수원역에서 수원시내로 들어오는 길목(매산로)에 전통과 새로운 문물들이 혼재하는

시대적 상황이 잘 담겨있다. 팔달산 남쪽에 위치한 전통적인 수원향교에 대비하여 일본인학교

와 영국성공회 교회 등을 담았다. 그 가운데 성안 마을과 거리를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 사진

가운데 ‘집이 늘어선 거리’ 라는 제목을 그가 붙였는데 성안에 오랫동안 살았던 윤한흠 선생은

장안동 사거리로 보고 있다. 〈사진 - 헤르만 산더의 ‘집이 늘어선 거리’〉

헤르만산더가수원을찾았던그즈음나혜석은신풍동집에서 얼마되지 않는거리에 위치한삼일

여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당시 삼일여학교는 김예례를 교사로 하여 학생 48명이 교육받고 있었다. 1911년 당시 김세라(金世觸와 한성회(韓星會) 공동명의로 되어 있었다. 이는 김예례의 어머니 김

사라와 이의동의 독실한 교인인 한성회 이름으로 구입한 초가집이었다. 즉 신풍리 87번지의 366

평 규모의 초가집이었는데 현재 장안동 87번지 일대로 추정된다. 〈사진 - 장안동 삼일여학교 초기 파〉

1902년 개교한 삼일여학교는 매향동에 신축교사를 마련하여 이전하기까지 서문안 장안동에

위치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혜석은 서문 안 삼일여학교에서 1910년 제1회 졸업생이 되었

다. 장안동에 첫 삼일여학교 초가 교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거나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

다. 우리들과 매향여중에서도 첫 삼일여학교 터에 대한 기념사업을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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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특집 | 장안동에 살다

장안동 사거리에서 서문 쪽으로 가다가 높은 담장으로 제대로 집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지만 큰 규모의 한목을 만날 수 있다. 그 집은 현재 몇 년 째 빈집 으로 방치되어 있다. 장안동 79-1먼지으| 379평의 넓은 부지를 지닌 그 집은 언제부터 설경동 가옥이었을까?

일러스트 정순모 | 캘리그래피 윤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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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껄$ 커L월 을보며 글 한동민(수원박물관 학예팀장) I 사진 최윤경

장안동 사거리에서 서문으로 가다가 만나는 가장 번듯한 가옥이 있다. 이름하여 설경동(짧聊

東, 1903∼1974) 가옥이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10대 기엽 안에 들었던 대한전선

그룹을 만든 설경동에 대하여 우리가 아는 것은 별반 없어 보인다. 특히 수원사람들에게는

‘먹고 보자 설경동, 찍고 보자 홍길선’ 이라는 선거 구호를 통해 아는 정도일 것이다. 더욱이

수원시민회관의 전신인 영동시장 안에 있던 시민관과 광교산 입구의 광교풀장이 그의 기부

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는 더욱 드문 일이다.

실상 1970년대까지 대한전선은 TV, 냉장고 등 가전시장에서 최대의 메이저였다. 그러나 삼

성전자, 금성전자(현 LG), 대우전자 등의 성장에 따라 고전을 하다가 대우전자에게 가전사업

을 매각하고 철수하였지만 대한전선의 TV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또 다른 부의 상징

이었음을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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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성안의 한옥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새롭게 한옥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래 있었던 것들을 제대로 보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곳에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안방이나 대청마루에 대한전선에서 만든 모니터를 여닫이 문으로 되어 있는 커다

란 TV는 특별한 재산 가운데 하나였다.

장안동 사거리에서 서문 쪽으로 가다가 높은 담장으로 제대로 집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지만

큰 규모의 한옥을 만날 수 있다. 그 집은 현재 몇 년 째 빈집으로 방치되어 있다. 장안동 79-1

번지의 379평의 넓은 부지를 지닌 그 집은 언제부터 설경동 가옥이었을까? 원래 1948년부터

소유권을 가지고 있던 신창성(申昌成)의 집을 설경동이 산 것은 1958년의 일이다. 왜 1958년

설경동은수원에 집을구입한것일까? 이는그해 치러진 제4대 국회의원 선거 때문이었다. 그

해 5월 2일 선거가 치러지게 되는데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당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의 홍길선

에 대항하기 위해 당시 재계의 유력한 인물인 설경동을 수원의 국회의원 후보로 지목하여 정

략 공천한 것이다. 설경동은 이미 수원에서 성냥공장을 운영하였고, 대한방직 제1공장이 수원

역 앞 세류동에 있다는 연고를 내세웠던 것이다. 이에 따라 선거 유세지인 수원으로 주소지를

이전하면서 장안동에 가옥을 구입한 것이 바로 1958년 2월 25일이다. 설경동의 명의로 이전

되었던 그 집은 그의 사망 직후인 1974년 7월 아들 설원식(簡元植)의 소유가 되었다. 1990년

대까지 설경동 가문의 소유가 분명하지만 이후 몇 번 소유자가 바뀐 실정이다.

이북 출신인 설경통이 수원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1946년 영화동 수원성냥공장을 불하받으

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적산이었던 수원성냥공장을 계기로 월남한 그의 기업가도는 탄탄대로

로 이어졌다. 커다란 이익을 남기며 승승장구하였던 성냥공장은 1950년 6.25전쟁으로 큰 타

격을 입었으나 그는 옛 조선방직을 인수하여 대한방직을 설립하면서 재계의 떠오르는 별이

되었다. 이후 대한전선, 대한제당을 잇달아 설립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의 반열에 올라

설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나가던 무렵인 1953년 수원시의회는 대한방직 공장을 수원에 유치

키로 합의하였다. 1천명이 넘는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방직 공

장부지로 수원역 앞 세류동 남북면업 자리를 내주면서 유치에 성공하였던 것이다,

실상 설경통의 처지에서 보면 수원에서 사업하는 처지였기에 수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남

다른 것이기도 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아 그나마 관리가 되더니 요즘은 사람이

• 살지 않아완전히 폐가가된 채 방치되어 있다. 수십억이 넘는 멍치가큰규모의 한옥은무언

가 쓰임새 있는 어떤 것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성안에 한옥이 점차 사라지는 현실에서 그

것은더욱절실하다.

이제 성안의 한옥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새롭게 한옥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래 있었

던 것들을 제대로 보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곳에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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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공원 1950∼1960년대 사진 | 사진 수원화성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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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특집 | 장안동 사람들

~-tκfol \I필삶 ---짜과 쫓써꺼 짜fξ 껴,j~ C향 |

차희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살림살이

“놀 새가 어녔어. 식구가 몇인데. 열심히 일했지. 할머니도 고생 많았지만 나도 열심히 일했어.

살기 바빠서 놀음 좋아하는 아버지 원망 할 겨를도 없었다니까. 그 때는 다들 그렇게 목에 풀칠

하느라 정신없이 살았지. 새벽에 나무하러 광교산에 가서 한 짐 지고 수원으로 들어오면 저녁 6시가 다 되가. 한 짐에 500원이나 받으면 쌀 두어 말은 살 수 있었으니까.

매향동 다리 있지? 거기에 나무를 늘어 놓고 팔았지. 우리도 때야 했으니까 나무가 항상 모자랐

고. 봄에는 바닥에 떨어진 것 까지 삭삭 긁어 와서 나무 하기도 어려웠어.”

“장안동 좋은 동네지. 성곽이 바람 다 막아주고 해 잘 들고 교통 편하고. 물난리 난 적도 없고.

예전에 저 느티나무 옆으로 성곽이 허물어져서 길이 났었다고. 거기를 지나 건너 논에 일하러

갔었지, 지금은 다 복원 돼서 빙 둘러가야 장안공원에 갈 수 있어 좀 불편하기는 해, 저 느티나

무는 60년도 더 됐어. 내가 20대일 때 동네 노인 한 분이 작대기만 한 걸 심었는데 저렇게 잘 자란 거야. 먹고 살기 바쁜 때에 나무 심을 생각은 어찌 했는지…….”

1929년 생. 올 해 84세인 차희서 할아버지는 헌병대 출신으로 국가 유공자이시다.

군더더기 없는 말씀과 넉넉한 웃음으로 지난 세월을 이야기해 주셨다,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 온 분들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느껴졌다. 할머니외는 처음 연애 하는 사

람들처럼 멀찍이 앉아 데변데변 하셨지만 누구보다 고마워하고 있다는 걸 충분히 느껄 수 있었

다 서로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임했을 두 분의 얼굴에는 그늘도 없고

욕심도 없다. 무심히 하늘을 이고 땅을 껴안고 있는 저 느티나무처럼, 장안통이라는 통네 이름

처럼 고요하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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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주 할머니 살아오신 길 「 」- 므 뇨L.Y.L표l'Jl'";까l’"VI‘j

1934. 경기도 화성군 비봉면 구포리 789번지에서 6남매 중

넷째로태어남.

뚫훌훌끝도담끌4흑工펴

처녀 공출한다는 소문 때문에 큰언니가 일찍 시집 감

1945. 비봉국민학교 4학년 때 해방됨.

일본말로 공부하고 말하던 시절 학교에서 우리말을 하면

벌금을내야했음

국민학교도 시험 봐서 들어가야 하던 시절이었으나 친정

어머니가 학교 선생님 밥을 해 주고 계셔서 쉽게 들어 갈

수 있었음‘ 그 선생님을 6.25 피난길에 만났으나 선생님 . 이못알아봄

보국단에 골려간 아버지가 병을 얻어 군대에서 쫓겨남. 일

산에서 비봉까지 기어 오셨다 함. 오신 지 6개월 만에 돌

아7~심.

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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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625 때는 피난 안가고 집에 있었으나 1 . 4후퇴 때는 인민군이 처녀들을 가만 안놔둔다는 소문이 돌

아 산지기 할머니가 있는 서해안으로 피난 감 그 곳에는 이미 인민군이 들어와 있었으나 소문처럼

무서운 일은 일어나지 않음. 똑똑하던 육촌 오빠가 인공치하에서 면장했다는 이유로 형무소에서 죽음.

아버지 돌아가신 후 오빠는 군인가고 둘째언니도 시집감. 어머니가 장사 나가서 집을 비우면 동생

들을 거두며 농사를 짓고 집안 일을 도맡아 함. 쌀 두말을 머리에 이고 앙 손에 한 말씩 쥐고 비봉

에서 걸어서 남문까지 옴. 그 썰을 팔아 생계를 이어 감.

1955. 떡장수 아주머니 중매로 22살에 결혼 함. 성 안으로 시집간다고 다들 부러워 함. 북문 밖에서 여인숙을 히는 언니네에서 깎은 밤 같은 남편을 만남.

결혼 한 해 전에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빈자리가 컸던 시댁에는 국민학교 4학년이던 막내 시누이와

시동생 셋, 홀시아버지까지 대가족이 기다리고 있었음.

돌봐야 할 식구가 너무 많아 당신 자식은 셋만 낳음. 앞마당에 우물이 있었지만 빨래는 용두각에 가서 함. 모든 게 다 귀한 시절이었음,

1960. 놀음 좋아하시는 시아버지 모시적삼 뺏뺏하게 풀 먹여 다림질 해가며 극진하게 모심. 지게지고 광교산에 가서 나무해 오는 남편 앙말이 하루먼 빵구가 남. 도시락 싸고 농사 짓고 바느

질해가며 살림을함

3년 터울로 아이들 낳고 시동생, 시누이 넷을 모두 결혼시킴.

1977, 22년 동안 모시던 시아버지가 혈압으로 돌아가심. 4월 1일 만우절이어서 거짓말인줄 암.

집을 남겨 주신 덕에 세를 줄 수 있었고 삼성전자 다니던 세입자가 코일 납댐 일을 맡겨 집서 살림

이 조금 나아짐. 석공 따라 다니며 일도 하고 밭을 통째로 사서 농사를 지음, 시금치, 고구마순, 파

등을 중앙시장에 내다 팝.

처음에는 시집와서는 성곽 아래 초가집에서 살다 지금 집마당에 슬라브집 지음.

2000. 30년 살던 집을 허물고 지금 이층집을 지어 큰 아들네와 살고 있음.

아이들 다 크고는 군대 위문, 수성중학교 어머니 합창단, 신안 새마을 금고 대의원, 부녀회장 등 봉 사 활동에 전념 함.

2012. 지금도 수영, 요가, 노래교실 등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다 배워가며 바쁘게 살고 있음. 짝은 밤같던 할아버지는 여전한 모습으로 할머니 곁에서 지내고 계심.

정리 이경이 | 사진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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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특집 | E엔f동 사람들

장안동평상공동체 글 이경이 | 사진 박김형흘

“아유! 조금만 일찍 오지! 우리 방금 찰밥 해 먹고 치웠는데---

장맛비가오락가락하는날에도 이 곳평상에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여느때처럼 모여 앉아이

른 저녁을 드신 모양이다. 골목 어귀에 들어서면 양 옆으로 집들이 들어 서 있다. 끝 집은 마주

보이게 지어져 골목 안은 디금자 모양이다. 마당 같은 그 골목에 놓인 작은 명상은 누가 닦는지

몰라도 올 때마다 반질반질 먼지 하나 없다.

담벼락이 그늘을 만들어 주는 대로 골목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함께 밥도 먹고, 차도 마시

고, 마늘이랑 콩도 까면서 의좋게 살아 가는 골목 사람들.

반듯한 땅에 단정한 집들이 사이좋게 지붕을 맞대고 있는 이곳은 장안동이다.

아, 눈부셔라. 빨래 줄에는 깔낄하게 삶은 하얀 색 행주가 모처럼 내민 여름 햇살에 바짝 마르

고, 벽을 타고 올라가는 호박잎이 작은 그늘을 만들고 커다란 화분에는 가지, 고추, 방울토마토

가 웬만한 텃밭 저리가라 할 만큼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골목 인심은 그 보다 더 풍성하다.

“이젠 다른 데 가서는 못살지. 얼마나 다들 살뜰하게 챙기고 위히는데. 영감보다 더 좋다니까.

호호호”

“여긴 다한식구같아서 다들문열어 놓고살아.”

“조용하고, 교통 편하고 이렇게 감자 먹 하나라도 나눠 먹으며 사니 얼매나 좋아. 식기 전에 얼

른들어요. "

“사진? 다 늙어서 무슨 사진. 난 안 찍어요.”

"L-f도 안 찍어. 세수도 안했는데.”

“아유, 형님 그러지 말고 같이 찍어요. 이 할머니가 이 골목에서 첼로 나이가 많아요. 올 해 팔

순이세요.”

“뭔 소리여. 내가 더 많지 .내가 올 해 여든 둘인디.”

“아이고, 대장님을 몰라보고. 호호호. 맞아요. 이 할머니가 젤 대장이에요. 호호호.”

“빨리 뛰어와! 저기 이층 할머니도 내려오시라 하고. 다 모였어?”

50대 부터 80대 까지 나이들을 제 각각이어도 가머L라 앞에서 웃고 떠드는 건 열 여닮 소녀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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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다. 사진 안 찍는다는 분들은 다 어디가고

집에 있는분들까지 불러내서 자세를잡는다.

“자, 찍습니다. 모두 예쁘게 웃으세요. 할머니, 카메

라 노려보지 마시고 그냥 활짝 웃으세요.”

“아, 형님 목싸우러 가는사람같소. 그냥웃어요. 호호호

호호…--.

나도 나이 들변 디금자 모양 골목 평상에 모여 앉아 저 분들처럼 환

하게 웃으며 살 수 있을까? 잠그지 않은 이 골목 대문처럼 마음을 열

고 살아 갈 수 있을까? 시커먼 장마 구름마저 놀라 달아나게 한 장안동

평상 골목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껏가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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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ESSAY

정순모는 칠보산 자락에 살며 볼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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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c/>- 6 /S- ~

]!,e뚱긍} 도토리교실에 사는 고앙이는 자연계와 인간계를 넘나든다. 밝은 대낮엔 고앙이는 시원한 곳

에서 한가로이 잠을 정하거나 배가 고프면 사람들에게 아앙을 떨면서 밥을 달라고 한다 그

어떤 집고앙이 보다 다정하다. 어두운 밤 숲에서 만난 고양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날카

로운 발톱을 세워 나무줄기를 타는 고양이는 야생동물 그 자체다, 어둡고 갚은 숲은 인간에

겐 두려운 곳이지만 고앙이에겐 숨겨진 야성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나

는이고앙이가부럽다,

그림정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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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쩔 ~-, J ~씌I 그때 그 의상실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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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멋쟁이‘라논

단어가 어윷라는 창쇼흘 새혹하연 의상에 여샤-화는

시절이 있었다·의첼-은 차q야‘에 냐릉 꽤션 리더등에 찾쓴 곳·그를댁 강츠。

을 해쇼 시켜쥬논 。표환 창쇼였다·

과거에는 슈원에도 않은 의사흘에 있었다·대표‘

적。표 마이애미-예뾰‘다·

래액-져와샤 드。이 없었다·그러냐 지긍은 요듀 없어천 ‘말에 되었고 ·장‘

동까지 ∞곳 정도야‘。τ영되고 있다·

그때 그 의상실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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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사진을 제공해주신 ‘예쁘다 앙장접‘ 빅장원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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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의상실을 가다

와.양·£ 40년 세월 팔달문 거리 지킨 패션사랑방

과거 ‘멋쟁이’ 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장소를 생ζF하면 의상실이 연상되는 시절이 있었다

의상실은 E반에 나름 패션 리더들이 찾는 곳, 그들의 갈증을 해소 시켜주는 유일한 장소

였다. 1980년대 들어 기성복 시장이 활성화 되며 그 자리를 내 주어야 했지만 아직도 진

짜 멋쟁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남아 있는 의상실이 수원에 있다.

글 고인돌 | 사진 오우훈 | 일러스트 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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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 세월 팔달문 거리 지킨

갔에4깊 ·방함닝b

과거 ‘멋쟁이’ 라는 단어가 어 인생을 물에 비유하자면 작게 시작한 물이 거칠게

울리는 장소를 생각하면 의 굽이쳐 큰 내를 이루어 깊고 넓은 호수나 바다를 이

상실이 연상되는 시절이 있 루듯 우리네 인생 또한 거친 시기를 지나쳐 큰 호

었다. 의상실은 장안에 나 수와 같은 평옹함과 갚이를 갖출 수 있다면 잘살았

름패션리더들이찾는곳, 다고할수있겠다.

그들의 갈증을 해소 시켜 그런 변에서 황경순 원장은 잘 사신분인가 보다. 맞

주는 유일한 장소였다. 춤옷의 특성상손님과의 호흡은중요하다. 각기 다

1980년대 들어 기성복 시장이 활성 른 손님들의 기호와 욕구를 맞춘다는 것이 결코 쉽

화 되며 그 자리를 내 주어야 지 않은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이

했지만 아직도 진짜 멋쟁이들 편안하고 일 자체에 재미를 느낀다며 여유로웅이

을 위한 공간으로 남아 있는 충만하다.

의상실이 수원에 있다. 이런 여유로움뒤에는젊은시절의 열정과도전, 감

매장을 지키는 원장도, 재단사도, 그네들의 옷을 입 각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트렌드에 대한 관심과

고 같이 늙어간 손님들도 40년이란 세월을 함께 하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금도 시대에 뒤처지

고 있는 곳. 수원 남문의 모던 의상실이 바로 그 곳 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은 강남이나 명동, 수지

이다. 오래 되었다는 선입견에 혹시나 매장이 낡고 의 백화점과 동대문 상가를 둘려보는 일을 꾸준히

진부할거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깔끔한 하고 있다.

매장만큼이나 진열된 옷들은 세련되었다. 어떤 것 가끔은 유행이 시작되는 관문인 부산에도 일부러

은 따격적인 색감에 과감한 스타일로 매장의 분위 찾아다닌다. 외국 여행 중에도 패션 관련 코스는 쪽

기를 주도한다. 거쳐서 온다. 그 과정에 특이한 소품 등을 일부러

구해 놓는다. 그러한 소품은 모던 의상실만의 디자

멈추지않는 열정 즐기면서 일하기 인에 도움이 된다.

성공비법 젊은시절엔무엇이든도전하고싶어 안해본것이

황경순(67) 원장은 아직도 디자인을 직접 한다. 40 없다. 50살 이전엔 서예, 골프, 에어로빅, 볼링등

년이란 세월동안 변한 것은 주름살이 늘었다는 것 잡기도 열정적으로 배우고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뿐, 그녀의 고운 미소나 디자인 감각은 모던의상실 정신으로 살았다. 일에 대한 여유로움도 60살이 돼

을 지탱하는 힘이다. 서야 기능해졌다니 긴장된 33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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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옹함을 찾은 것이다. 얼마나 본인 분야에 열심히 체다. 또한 나만의 특별함을 원하는 면에서 맞춤옷

하였나하는대목이다.

고교시설 의상경진대회 수상---

1974년 오푼

의 장점이 있다. 세상에서 단하나밖에 없는옷이야

말로 ‘멋쟁이’ 의 필수이며 그 만큼 자신만의 개성 을살릴 수 있다. 색상, 소재, 디태일에 나만의 취향

을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자신이 디자이너가 되는

황경순 원장이 모던 의상실을 오푼 한것은 1974년 것이다.

이다. 안성에서 고퉁학교 시절 양장을 배웠고, 4H

구락부 주최 의상경진대회(안성)에서 에이프런으로 모던의상실의 운영방침이자 강점도 손님들 체형의

최연소 수상이 계기가 되어 양장일을 하게 되었다. 단점을 보완해 편안하고 익숙한 옷, 원단의 차별화

결혼 후 수원 남문에서 시작한 의상실은 많은 사람 와 디자인의 개성화 트랜드에 뒤처지지 않는 옷을 들의 도움과 타고난 친화력, 디자인 감각이 바탕이

되어 잘 운영되었다. 시련은 5년후에 뭇하지 않은

화재로 의상실과 주변 상가가 불타며 찾아왔다. 원

장은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시작해 재

기에성공했다.

그 과정에 수원 주민들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원

시민들의 모금, 아이들 반에서 모금, 활동하던 클럽

에서 미싱 등 후원, 굉장히 큰 도움에 수원 시민에

게 감사한다. 그 고마움을 항시 잊지 않는 원장은 수원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에는 은혜를 갚는 마음

으로임한다고한다.

기성복 위세 속 맞춤목 장점

차별화맥이어 과거에는 수원에도 많은 의상실이 있었다. 대표적

으로 마이애미, 예쁘다, 태백 등이 있었고 의상실협

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없어진 이름이 되

었고 협회 또한 없어졌다. 70년대, 80년대를 거치

만드는것이다.

한가지 더 모던의상실의 장점은 오래된 세월만큼이

나 인연이 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풋풋한 시절 교복을 맞추어 가던 어

린소녀가 엄마가 되어 그 시절을 추억하며 반갑게

들어서는곳으로…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의상실 중 오래된 모던의상

실은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바람이다. 황경순 원장님과 무용을

전공했다는예쁜따님이 언제든그자리에 있기 때

문이다. 거리에서 본인이 만든 옷과 마주 할 때면

‘내가 디자인 해서 저렇게 예쁘게 입혀놨구나’ 하

는 생각에 대견하고 보람 있다는 황경순 원장. 그녀

가 잊을 수 없는 분이 있다. 봉λ}히는 마음으로 매

년 양장 3벌을해드린수녀님이다. 그분이 다른지

역으로 가시며 건네준 노란 봉투 속에는 “자모님

나는 내 개인 재산이 일원도 필요없는 사람이에요.

며 기성복 시장에 밀린 결과다. 하지만 요즘은 기성 내가 받은 것을 돌려 드립니다.”히는 편지와 옷값

복에 식상한 패션리더들이 맞춤옷에 대한 관심을 이 들어 있었다.

보이고 있다. 양장점 단골들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 황경순 원장도 그 미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수원에

치며 맞춤옷을 입는 이유 중에 하나는 편안함 때문 터를 잡고 어려울 때 도와준 수원 주민들과 더불어

이다. 각자다른개인의 체형에 맞추고단점을보안 베풀고살아가는것이 좋다한다.

한다는 점에서 나이 드신 분들이나, 기성복에서 맞 ‘멋쟁이’ 들이 모이는 사랑방, 수원에는 모던 의상

추기 힘든 체형의 사람들은 맞춤복은 편안함 그 자 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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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의상실을 가다

글 이달호(수원화성박물관장)

국어선생이었던 아버님은 ‘예쁘다’로 결정을 하시고

형식적인 회의만 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당시로서는 파

격적인 형용사로 시작되는 ‘예쁘다’ 라는 이름이 민주

적으로 태어났다.

안성 읍내에 살던 필자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1961년 8세의 나이로 수원에 오게 되었다. 당

시 안성은 조선조 최대의 유기시장이 이미 아니었다. 1905년 경부선의 개통과 함께 평택에 교

통의 요지로서의 지위를 넘겨준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이삿짐을 실은 트럭을 타고 먼지 풀풀

나는 안성을 떠나 평택으로 나오면서 만난 아스팔트 길은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이었다 난생

처음본시커먼길.

사진제공박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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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선생이었던 아버님은 안성

여고에서 수성고등학교로 직장

을옮기게 되어 우리 식구는신

풍동에 자리잡았다. 부모님과

6세의 여동생, 2살된 남동생 그

리고 일하는 누이 모두 여섯식

구가 방 한칸을 전세로 얻었으

니 흥부네 집이 바로 이를두고

한말이었다.

당시 선생의 월급이라야 여섯 식

구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때였

다. 아버님은 어머님의 바느질 어머님이신 ‘예쁘다 앙장점’ 박창원 원장님모습

솜씨를 믿고 아마도 맞벌이를 생각하신 것 같다. 당시에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머님은 양

재학원을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어머님은 32세였다. 옛 수원극장 맞은 편에 ‘뉴스타일 양재

학원’ 이 있었다. 학원에 등록하였는데 한반에 70명이었다. 양재기술을 배우고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열의가 넘치었다. 어머님은 원래 재주가 많았는지 1962년 우수한성적으로 졸업하였다.

하루는 아버님께서 8세 된 나를 비롯하여 동생들을 모아 놓고 회의를 열었다. 어머님이 양장점

을 개업하려는데 ‘가게 이름은 무엇으로 하였으면 좋겠는가 가 주제였다. 어린 우리들이 무슨

좋은 이름을 제시할 수 있었겠는가. 국어선생이었던 아버님은 ‘예쁘다’ 로 결정을 하시고 형식

적인 회의만 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형용사로 시작되는 ‘예쁘다’ 라는 이

름이 민주적으로 태어났다. 당시 수원에서 이름났던 양장점 이름이 ‘태백’ , ‘마이아미’ , ‘정미

샤 등이었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도 이러한 형용사 양장점 이름은 최초였을 것이다.

영동시장 안에 있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옹 양키 물건을 팔던 천덕상회 옆에 전세를 얻어 양장

점을 시작하였다. 당시는 기성복이 없어 모든 사람들이 옷을 맞춰 입던 시절이었다. 운이 좋았

던지 아니면 어머님 바느질 솜씨가좋았는지 양장점은번창하였다. 당시는화성군이나용인 등

인근지방 사람들이 팔달문(남문) 근처 영동시장으로 장을 보러 왔기에 호시절은 계속되었다.

전세를 얻어 약 7년간 경영하였을 때 마침 보건약국 골목에 기와 한옥 하나가 매물로 나왔다.

당시 영동시장은 경기도 전 지역에서 가장 번창하던 상권이었으므로 이를 사려는 사람들로 치

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다행히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이 건물을 인수하였다. 그리고 이를 허

물고 양옥 3층 건물을 지었다. 자금이 부족하여 국민은행에서 융자를 받고 한층 한 층씩 겨우

완공할 수 있었다. 300만원을 들고 와서 지효}를 파면 전세를 들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부모님

들이 모험을좋아하지 않아무리하지 않았다. 이제는어엿한우리 건물에 가게 평수도 10평에

서 3tl평흐로-넓어졌다. 1968년 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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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할 때는 미성 두 대로 시작하였는데 번

창할 때는 미싱 lO대까지 돌아갔다. 양장점 앞에

3-4개의 마네킹에 옷을 입혀 손님을 유혹한다. 매

장은 천을 늘어놓고 종업원 3명이 손님과 함께 색

상과 천을 고르고 디자인을 권하는 공간이다. 벽

으로 구분된 안쪽에는 재단히는 공간과 미싱을

돌리는 공간이 있다. 미싱사 1명에는 윗제자와 밑

제자 그리고 심부름 히는 사람이 1명 딸린다. 이를

일본말로 ‘시다’ 라고 한다. 번창할 때 종업원이

30명이 넘었던 셈이다. 당사 ‘예쁘다’ 양장점은

수원 최고급 양장점으로 이름 날렸으며 혼례나 각

종 모임의 예복을 맞추는 단골 맞춤집이었다. 당

시 여학생 중 ‘예쁘다’ 에서 학생복을 안 맞춰 입은

학생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초록색의 영복여고

교복과 소화초등학교

교복은 ‘예쁘다’ 에서

디자인한것이었다.

필자도여러 번매장에

나가 곤혹을 치렀는데 입학식 전날과 당일 아침이 문제였다. 수백 벌의 학생복을 기일에 맞추어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리하여 미싱사들과 ‘시다’ 들은 잠 안오는 약 ‘타이밍’ 을 먹어가며

밤을 새고 미싱을 돌려댔다, 입학식 전날 밤 12시까지 옷을 찾아가는 학생과 어머니들로 전쟁을

치르고 입학식 아침에도 학생복을 찾으러 오는 학생들을 달래느라 혼쫓이 났다. 그래도 쪽 5명 정

도는옷을완성 못하여 울고불고 난리가났다. 입학식 날교복을못 입는 심정이야오죽했겠는가.

‘예쁘다’ 는 70년대와 80년대 전반기까지 수원을 대표하는 양장점으로 승승장구 하였다. 그리하

여 펼자는 넉넉한 생활형편으로 족집게 선생의 과외 지E까지 받으면서 서울로 중학교 유학을 가

는 호강을 누렸다. 하지만 ‘코오롱’ 과 반도패션’ 등으로 대표되는 대기업의 기성복 진출로 1987

년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예쁘다’ 에서 미싱을 돌리거나 ‘시다’ 노룻을 했던 지금은 기

억에도없는수많은누이들과형들은대기업공장노동자로자리를옮기지않으면안되었다.

1960년대 70년대는 영 • 정조시대 고향을 떠나 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유이민이 넘쳐났던 현상

과 비슷하게 어린 누이와 오빠들이 도시화와 공업화로 도시로 밀려들 때였다. 먼지 구덩이 속

에서 기촉의 생계를 위하여 전국의 방방곡곡 시골에서 올라와 ‘타이밍’ 을 먹으며 미성을 돌려

야했던 그들이 청계천 쪽방에서 재단사로 일한 또 다른 전태일이었음을 안 것은 시간이 더 흘

러철이좀든먼후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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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의사계·여를

• 이 나무는 봄 호에 소개된 수원시 지동 465번지에 살고 있는 수령 500년된 느티나무

입니다. 사계절을 사진에 담아 이 나무들의 흔념H살이를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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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에 있던 뉴(스타일 앙재전문학원 졸업기념 사진(1963년) | 사진제공 박창원 님

E한‘q콰l싫 λf잖.;웰 추억의 사진관은 주민들께서 소~하고 있는 사진을 잡지에 전시합니다.

개인의 역사는 소중한 기록으로 함께 추억을 나눌 수 있습니다.

많은 잠여부탁드립니다. (문의 031-225-8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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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처럼 키운 막내시누이 결혼하는 날 | 사진제공 권영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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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남아있는 “논” | 정리 이경이

너희들도 “논n에서 쌀만 얻는다고 생각하니? | 글임증길(미술교사, 환경운동개

잃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논” | 글 이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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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의 잃어버린 친구찾기-두 번째

당연하게 우리 곁에 있는 등 싶어도 그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 무심해 질 때 우리 곁을 떠나거나 아예 사라 져 버리는 것이 목 사람만은 아닐 것입니다. 《사이다》는 이런 존재들과 다시 소중한 사이가 되려 합니다.

봄 호에서는 ‘수원정개구리’를 만났구요. 여름 호에서는 ‘논’ 을 만납니다.

사진제공 도토리교실, 힐보산 마올신문 I 그림 입종킬 | 캘리그라띠 윤경숙 050 I 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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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의 잃어버린 친구찾기-두 번째

수원에남아있는논

수원시에 분포되어 있는 논 면적은 2001년 1280ha에서 2011년 12월 31일 기준 857ha로 줄

어든 상태이다. 논이 많았던 망포 광교 호매실 지역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과 권선구 고색동

주변지역의 산업단지 조성으로 논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나라 전체를 봐도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30배나 되는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 논의 생태적 중요성을 생각했을 때 이런 수치는 우

리가 만들어 놓은 상황이 대단히 위태롭다는 것을 말한다.

일반개발행위 허가 및 건축허가 등에 대한 농지전용 협의권자는 시장 · 군수에게 있다. 하지만,

각종 택지개발사업과 산업단지조성구역 결정 및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농지분야 협의권자는

경기도지사 또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있어서 수원시가 농지보전을 원칙으로 하더라도 대

규모 농지에 개발 허가가 나면 그것을 규제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 셈이다.

수원은 황구지천, 서호천, 원천천 등 소하천 주변에 평야가 발달해 있었다. 정조시대에는 수원

성을 지으면서 인근에 입주한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저수지를 만들고 농업 생산기반

을 만들었다. 수원의 통쪽인 지동에 축조한 것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서쪽에 만든 축만제 祝萬提, 서호), 사도세자 묘역인 남쪽에 만든 화산(花山) 현륭원願隆園) 앞의 만년제(萬年힘, 북쪽에 만석거(萬石떻,일왕저수지)는 모두 잘 보존되고 있다.

이 호수들은 수원성을 건축하면서 장용위애t勇衛)가 설치되자 관병졸들의 급료나 기타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조성한 화성둔전(華城띤田)에 물을 대려고 만든 것이다.

농업기술과 농업문제에 대한 자료를 전국적으로 조사하여 정리한 응지진농서(應릅進農書) 발

간하여 전국적인 농업개혁을추진한정조는수원을농업진흥의 중심에 두고자 했다.

지금 농촌진흥청 자리에 있던 권업모범장(歡業模範場)은 1906년 설치되어 1929년 농사시험장

으로 바뀔 때까지 일본품종과 농업기술을 이식하여 수탈의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던 곳이

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이전에는 우리나라 농업연구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농촌진흥청은

2014년 말까지 전라북도혁신도시로 이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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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 논에서 쌀만 얻는다고 생각하니? 글 · 그림 임종길(미솔교사, 환경운동가)

사람들은 논에서 쌀만 얻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

논은 밭하고는 달라. 물이 차 있을 때가 많지. 물이 있는 곳에는 수 많은 생

명체가 살고 있어. 물 없이는 어느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잖아. 논은 벼만

자라게 하는 곳이 아니라는 거야. 논은 사람들이 만든 인공 습지라고도 할

수있지.

인공 습지에 가까운 논에 어떤 생명들이 살고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

논에 사는 식물은 물질경이, 사마귀풀, 물달개비, 돌피, 개구리밥, 벗풀, 여

뀌바늘, 구와말, 매화마름, 생이가래,은행이끼,나자스말,올미,올챙이솔 등

은 논에 시는 식물이야. 이름들도 재미있지만 자세히 보면 예쁜 꽃을 피우

는풀도많아. 그중작은연꽃같은물질경이 꽃은특히 예뻐.

팽이밥, 미국가막사리, 골풀, 바람하늘지기, 방통사니, 병아리방동사니,

수염가래, 한련초, 강아지풀, 개망초, 냉이, 쇠뜨기, 꽃다지, 질경이, 파대

가리, 차풀, 여뀌바늘, 마디풀, 고마리, 개갓냉이,쇠비름, 쥐꼬리망초 등은

논둑에 사는 식물들이야.

논에 그늘이 지지 않도록 부지런히 농부들이 이 풀들을 베어 없애지만 언

제 자랐는지 모르게 또 수북해지는 대단히 강한 생명력을 가진 풀들이지.

논둑은 논 안과 밖을 연결해 주는 생태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지대야. 무엇

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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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물을 잘 가둬두기 위해 농부들이 정성들여 만든 곳이어서 논둑을 함부로 밟고 다니면 안

돼. 망가진 논둑을 다시 공들여 쌓아야 송}는 농부들 마음이 되어 혹시 논둑을 밟을 일이 있을 때

는조심조심. 알았지?

논에 사는 동물은 장구애비, 게아재비, 잠자리 애벌레, 물방개, 물 맹맹이, 소금쟁이, 또아리우

링, 우링, 물벼룩, 실지렁이, 거머리, 미꾸라지 등이 있어, 언뭇 보면 평온해 보이는 논에는 이

런 동물들끼리 서로 먹고 먹히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단다.

너희들 둠벙이 뭔지 아니?

둠벙은 논 농시를 위해 만든 웅덩이야. 예전에는 논이 있는 곳이면 여기저기 툼벙이 많았어. 샘

이 나올만한 곳을 깊게 파서 우물처럼 물을 가둬두는 곳이지. 농사에 필요한 물을 이곳 둠벙에

서 퍼 쓴곤했지, 그러다보니 툼벙은논과하나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논은물을가두어두는

시기가 많지만 일정기간 물을 완전히 빼주기도 해. 그래야 벼가 더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이야.

그럴 때마다 미꾸라지나 수서 곤충들은 진흙 속에 파고들어 숨기도 해.하지만 송사리같은 물고

기는 퉁벙이 없으면 살기 힘들지. 그래서 둠벙이 있는 논은 더 다OJ'한 생태계를 볼 수 있어. 논

농사를 지하수로 해결하면서 둠벙은 많이 사라져 버렸어. 그래도 둠벙의 생태적 가치를 깨닫고

둠벙에 개한 관심도 많아졌고 여기저기 새롭게 둠병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어. 참 다행이지.

‘, -

----을F 를흩‘ J•

새들도논을찾아와.

봄에는 남반구에서 날아와 북쪽이로 이동하는 도요새들이 잠시 논을 찾기도 하고 논을 갈아엎

는 트랙터를 졸졸 따라다니는 백로나 황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 땅을 갈아엎을 때 나

오는 벌레들을 잡아먹기 위해서야. 올챙이들을 잡아 먹기 위해 날아드는 오리들과 논둑을 어슬

렁거리는 까치도 논에서 자주 볼 수 있어.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뜸부기도 몇 년 전 두꺼비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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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찾아 왔었지. 농부들이 싫어동}는 참새도 논의 또 다른 주인이야. 참새는 벼가 익어 갈 때까

지는 벌레들을 많이 잡아먹어서 사실은 벼에게도 유익한 새라 할 수 있어. 딱따구리가 목욕을

하러 오기도하고 겨울에는 겨울 철새들의 쉽터가 되기도 해.

어때? 지금도 논에서 쌀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생명이 가득한 논이 개발 바람에 밀려 점점 없어지는 게 너무 안타까워. 독한 농약 때문에 우리

에게 이로운풀과동물들까지 다죽어버리니 더 속상하지. 땅에 스며든농약은지팎까지 오

염시키고 있으니 큰일이야. 공부도 중요하고 시험도 중요하지만 너희들이 앞으로 살아 갈 환경

에 대해 관심을 가져 좋으면 좋겠어. 특히 보물창고나 다름없는 논의 소중함에 대해 한 번이라

도 고민해 줬으면 하는 게 선생님의 바램이야.

논은아름다워요.

논은물을담이줘요,

논은 홍수를 막이줍니다.

논은 물을 깨끗하게 합니다,

논은 마을을 시원하게 해요‘

논은물을 반복해서 사용하게 해요‘

논은 토사붕괴를 막아줍니다. 논은산이나하천의양분을모아요.

논은 많은 생물을 키워요.

논을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논은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해요‘

논에 새들이 와서 목욕도 해요.

겨울논은 철새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해요.

논은 지구용난회를 억제해요.

논은 아이들에게 생태적인 감수성을 심어줘요.

논으로 소풍을 갈수도 있어요.

논은 겨울철에 썰매짐F이 되기도 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습지는 논이에요.

논은우려가매일 먹는쌀을제공해요.

(이 글은 Nttp 연구년 연구지원비와 u수원시농업기술센터, 201 1 년 도시생태농장 육성사업”의 지원으로 만

들어진 자료집에 실린 글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사이다》가 재구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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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가 제안하는 월어버린 친구찾기 - 두번째

너 n 마 O 켜으 ;z..L _jl구 “노” 「「 1효τr :.J..!.2 기-τr 니T, 」

글이경이

수원역에서 13번 벼스를 타고 정조시대 군사들을 위한 둔전이 있어 서둔동이라 이름 붙여진 방

향으로 가다 보면 서호의 노송이 보이는 넓은 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모내기, 김매기, 벼베기

까지 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계절 마다 볼 수 있는 귀한 공간이지요. 추수가 끝나면 어디선가

철새들이 찾아와 멋진 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구운동, 탑동을 지나 칠보지역으로 들어서면 눈은 더 시원해집니다.

지금은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해 여름에는 초록으로 가을에는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논을 띄엄

띄엄 볼 수 밖에 없지만 5년 전만 해도 황구지천을 끼고 펼쳐진 넓은 논을 원없이 만날 수 있었

습니다. 개구리들이 신나게 울어대는 밤에는 버스기사님 눈를 피해 살며시 머리를 창문 밖으로 내밀어보기도합니다.

럽립하던 공기가 갑자기 상쾌해지고 서늘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칠보산이 가까워져서 그 ,

런가보다 했는데 논이 많아 더 시원한 거라 하네요,

논은 대단한 존재예요. 전국 110만ha의 논에 가둘 수 있는 빗물의 양은 36억 톤으로 춘천댐 저

수량의 24배나 된대요. 댐 24개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양인거지요. 지하수 저장능력도 기존 저

수지 저수량의 3∼4배나 되고 논물 기운데 35%는 지하수로 저장된다고 하니 대단한 거지요.

그리고 나무만 산소를 공급하는 줄 알았는데 지구상 식물 중 가장 많은 산소를 내뿜고 가장 많

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게 벼라고 하네요.

논에서 증발하는 물이 주변 지역 대기 온도를 낮추고 대기 정화기능까지 하니 논이 많은 곳이

그렇게 시원하고 쾌적했던 것이지요.

이렇게 소중한 존재가 하루가 멀다하고 따괴되는 걸 보면 참 속상해요.

옷이야 대충 입어도 되고 집이야 비바람만 피해도 된다지만 쌀은 그렇지 않잖아요.

식량 자급률이 25% 밖에 안되는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지금처럼 싸게 쌀을 사 먹을 수 있을까

요. 그런데도 수입해다 먹으면 되지 무슨 걱정이냐는 분들을 보면 할 말이 없어요. 그런 분들이

니까 홍수 막겠다고 멀쩡한 강바닥을 파내고 댐을 만들 수 있나 봐요. 이미 홍수를 자연적으로

조절하면서 귀한쌀까지 만들어내는논을못쓰게 만들면서 말이죠.

한 번씩 이런 상상을 해봐요.

석유가 엄청나게 비싸져서 수입농산물 값은 오르고 우리도 집 가까운 곳이 아니면 농사를 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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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어려워지는 거예요. 먼 곳에다 농사를 지으면 다시 차로 운반해야 하는데 기름값이 너무 바

싸니까 엄두가 안나는 거죠. 그런데 집 가까운 곳에 농사 지을 땅이 있어야 말이지요, 그래서

콘크리트를 부수고 아스팔트를 묻어내서 다시논을 만들고 농시를 지어야 히는 상황이 옹다면?

아, 큰일 하시는 분들이 이런 상상력을 좀 가지면 좋겠어요.

논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50조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지만 그 수치에 민감하

게 반응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논과 더불어 만들어졌던 공동제의 가치가 논이 따괴되면서 함께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수원 곳곳에 아직은 남아 있는 논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철새들도 찾지 않는 곳에서는 사람도 행복할 수 없을테니까요.

사진제공도토리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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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빨래 하루종일 비가 오고, 또 온다. 퍼붓는다.

그래도 가끔씩 쉽은 있기 마련.

비가 그치고, 따가운 햇살이 내리찍기 시작하면

이때를기다렸다는듯이

‘동네’ 는 하나 둘 빨래를 내놓는

‘말라라. 말라라. 뽀송뽀송하게 말라라.’ 다 마른 빨래에 코를 갖다 대고,

힘껏숨을들이쉰다. ‘아∼좋다. ’

글 사진 박김형준(예술교육연구소 ‘동그라미와 네모’ 사진가 / 예술교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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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y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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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화랑(P。lly Gallery)은 수원시 딸당규 육슈동 생지 내얘 있논 70여 Z영 유요의 넙은 화랑이다.

(우)쇼화초등학교우관 1층을려요댈랭해셔 2007년 끄웰 21엘에 개관했다.1931∼1948년까지 육속통

온당 션선언 츄원성당 쥬임신퓨i 았던 파리외항건교회 훌리 신부(한국이름 성응영)흘 'l 리가 위해

‘폴리 화랑’이라이릉지었다. 이곳은까흘릭교언 환야냐라지역작까,지역먼 요듀에게 영혀 있는천시공잔으호수원윤화의 풍성애 셔 좋은 관랑윤화까 자라 장융 슈 있도록 애쓰고 있다. 관장언 냐갱환선우닝은 ‘훌리 화랑’이 생지 송혜자둥과까흘랙 "l슬언,윤화롤샤랑하논오든샤랑률 의 편안한쉽터까되었으연 좋겠다고앙한다. 옴이연 야생화까지천으효띠는야릎다웅이 곳에 슈원시멘4들이 방갱이 자쥬까닿가흘"}래온다.

• 대관 문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316번지 수원성지내사무실

Tel.031-246-8844 Fax: 031-246-0926

060 I 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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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공간소개 | 오북서점

앞은뱅이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커피 한 잔 하실거냐는 안사장

님의 인사를 받는다. 아무리 고급한 원두커피를 마시고 왔더라도 오

복서점에서 마시는 믹스커피의 진한 항기를 거절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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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고 낭만이 있고 만남이 있는 오복서점 허시중

단골손님들 약속도 없이 기다리는 사랑방

오늘도 나는 우리들만의 동굴 오복서점으로 간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 추억과 꿈이 서려 있고정겨운만남이 있는공간으로말이다.

그곳엔 두 세 명 내지는 서 너 명 대 여섯 명의 단골들이 약속도 없이 기다리고 있다.

직업도 다양하다. 대학교수에서부터 평생을 노동운동에 몸 바친 전직 노조위원장, 철학관 원

장, 한의원 원장, 40년 전통의 칼국수사장님, 비록(秘錄)의 대가, 나같은백수등- -…. 여기엔 온갖 먹을거리도 끊이지 않고 준비되어 있다, 모친께서 쩌 주셨다고 서원장님이 가지고

온 씬 감자며 옥수수, 붕어빵 등 그야말로 ‘오복사랑방’ 인 셈이다.

(구) 종로예식장 맞은편 스마트 학생복 지하에 있는 오복서점 계단을 내려서변 한결같은 모습

으로 헌책을 정리하면서 클래식음악에 몰입하고 계신 안정철 사장님이 반겨 주신다 먼저 와

계신 분들도 덕담을 건네며 반가웅을 표한다.

앉은뱅이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커피 한 잔 하실거냐는 안사장님의 인사를 받는다. 아무

리 고급한 원두커피를 마시고 왔더라도 오복서점에서 마시는 믹스커피의 진한 향기를 거절하

기는 어렵다. “허사장님 것은 물을 조금 더 탔습니다,”하시며 잔을 건네는 안사장님의 배려에

기분이 좋아지고 서서히 일행들과 대화에 빠져든다.

노조위원장님과칼국수사장님이 벌이는정치토론은 ‘백분토론’보다더 치열하고뜨겁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백분토론, 개그콘서트, 역사탐방, 문학의 밤, 천기누설까지.

오복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양하다 보니 ‘오복사랑방’은 늘 활기에 넙치는 우리들만의

통굴이된다.

진공관 엠프 · 클래식 선율속에 멋스런 ‘추억여행’ 은 덤

안사장님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서 앵프와 스피카 마니아이다. 진공관 엠프를 선호하여 오복

서점의 스피커 성능은 죽여준다. 잔잔핵 깔리면서 서점 전체에 울려 퍼지는 클래식 음악은 찾

는 이들의 기분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 안사장님은 예술에도 조예가 김어 그림이면 그

림 시면 시 어떤 분야도 박식하시다. 천장에 클라리넷과 바이올린을 책 묶는 노끈으로 매달아

놓은 것도 운치가 있다. 이슬람교 신자로서 나름 확고한 소신과 인생관, 고집을 갖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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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의 작품집 초판본도 수집가들이 탐을 냈지만 팔지 않았다. 안사장님의 책사랑이 어

느 정도인지 기늠이 되는 대목이다.

여기서는 헌 책 뿐만 아니라 그림도 거래되고 서예 작품도 거래된다. 이러한 문화공간이 디지

털시대에 밀려 점점 사라지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인구 110만에 육박하는 경기도의 수부

도시 수원에 제대로 된 헌책방이 이곳 한 곳 밖에 없으니 추억과 낭만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인

터넷을 통해서 마우스로 클릭 한번 하면 원히는 책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시대가 됐으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전자책이다, 뭐다 하는 것과 W와 각종 영상매체, 인터넷, 심어지어는 스

마트폰의 영향으로 언제 어디서나 자기가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더

이상책의 필요성이 절실하지는않으리라.

우리 젊은 시절엔 지금보다 더 많이 일하고 혹사(η 당했지만 그래도 틈틈이, 하루에 다만 30분

이라도 짱을 내서 책을 읽었다. 그래서 쉬는 날이면 남문 주변에 있던 동남서점이나 문성서점

등을 설레임을 안고 찾아가곤 했다. 그 시절 남문통은 강남이 생기기 전 서울의 명동 만큼이나

번화가였다. 전국의 토지가를 비교할 때도 명동1번지 상업은행과 수원 팔달구의 보건약국 자리

를 비교해서 방송에 나오곤 했다.

그 때에는 남문에만 나k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새 책방도 여러 곳 있었지만 헌책방도 꽤 있

었다. 지금은 오복서점의 안사장님도 변신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속내를 조심스럽게 털

어 놓으실 땐 우리들은 슬프다. 누구나 마음 면하게 드나들 수 있고 지식과 사람 사는 맛을 느

끼게 해 주는 이곳이 사라진다면 호주머니 가벼운 나 같은 백수는 어디 가서 위안을 얻으라는

말인가?

여성들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남자들은 더더욱 자기 동굴이 필요한데-------

이광수 단편집 초판본 표:XI(대정 12년, 학전)

사진 |오복서접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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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횡 띤l:•많 페이퍼 갤러리 우리 동네 공간 소개 꽃씨 모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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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Gallery

E~~!~~!to~2!1

나남갤러리 씨드갤러리

2012. 7. 23(월) 저녁 7시

전시 Opening 저녁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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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김형준

‘동그라미와 네모’ 사진가, 예술교육가

상영대 문화예술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비주얼저널리즘 전공 졸업

물레아트페스티벌(MIAF)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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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요아

흔팩화가

빛과 소금 그리고 바람의 이야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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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신

홍익대학교판화과졸업

개인전 [-에게] - 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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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화서역 숙지중학교 맞은 펀 [작업실]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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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수원지역자활샌터 도예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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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윤경숙

서에가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

수원미협 서예분과장(현), 수원시 평생학습관 캘리그라피 강사

서예치료와 효멸의 아름다움을 알리기위해 작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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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모

칠보산 도토리교실과 인연을 맺으면서 볼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

선의 겁침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인상이 좋아서 계속 볼펜그림을 그리

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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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경

효팩화 불교미술가 수원대 미술학과 한국화전공 동국대학교 불교미술학과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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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무자기 | 일러스트 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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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빈대’ 를 아는 젊은 사람이 있을까?

나도 실제 ‘빈대’ 를 본적이 없으니 ( ‘이’ 는 한번 본적이 있다.)

축복받고 자란 세대라 하겠다.

별로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 ‘빈대’ 라는 이름을 가진 풀이 있다.

땅바닥에 납작하게 붙어서 자라나는 ‘땅빈대’ .

혹자들은 열매모양이 빈대를 닮았다고도 한다.

통통한 열매 모양을 보고 배부른 빈대가 연상되었나보다.

허나 빈대를 잡아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복주머니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빈대풀이 아니라복주머니풀이 되었을수도있는 ‘땅빈대’는

한때 약효가 뛰어나다는 소문이 나면서 비단풀로 불리며 수난을 겪기도 했다.

본래 민간에서 지혈이나 염증치료에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이 풀을찾으러 남미까지 다녀온사람의 이야기가전해지며 인기가높아져

자연산 ‘땅빈대’ 의 남획이 일어났다.

남미까지 찾아 다녔으나 정작 우리 가까이에 있었던 ‘땅빈대’ .

그는너무나작은존재이기에 관심을갖지 않으면찾아볼수가없다.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발치에 빵집이 있는 골몰길 어귀에

땅빈대는 그렇게 우리 신발 코 끝에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땅빈대’ 가 약 22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는 척박힌- 땅바닥을 눈여겨보라.

그곳에 ‘땅빈대’ 라는 풀이 살아가고 있다.

빈대라는말이 우습다고?

빈대도 낯짝이 있다는데 요즘 뉴스에 나와온

국민들의 마음에 염증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보면 빈대라는

말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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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때 바솥률 페이퍼 갤러리 우리 동네 공간 소개

꽃씨 모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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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을 기록하는 사람들 승응준 〈고등동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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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담긴시

훌훌.,.,_,훨냄켜 김대솔

(성공회 사제, 수원다시서기지원센터장)

무거운장비로외벽을쌓고

정상을바라보는야생화

발밑에깔려 있어

더욱향기롭다

입김은펄럭이는파란깃발

북벽에 붙은 심장 메아리 쳐도

얼음도가니에 든 몸은 풀리지 않는다

아이거만의폭설과낙석

포기할수없는선돼

사랑하는사람의기슴을

아이젠날카로움으로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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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끊긴 수원역 북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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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저 너머의세상을품꾸는

고통과 기쁨은 나눠지지 않는 것

양만효 신부 (성공회 수원나눔의집)

나는 시간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시간은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자신을과거나미래 속으로내던집니다. 거기에서 고통이 오며 그고통은우리가현재 속에살

때에만 사라집니다. 왜냐하면 현재는 영원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 마침내 나는 내가 겪었던 모든 고통과 행복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었습니다. 고통과 기쁨은

더 이상 나눠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나의 재산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 안에 이원론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 존재의 문제는, 그가 그 문

제를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체성을 되찾을 때 해결되며, 그것을 위해서는 과거와 아는 것

으로부터 자유로원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는 계속 되풀이됩니다.

-〈농부 절학자 피에르 라비〉, 조화로운삶

얼마전사서 곁에 두었던 책 한권이 어느밤문득눈에 들어와가만히 멸쳤습니다. 새들이 날

아다니는 숲처럼 당신을 초대하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연필로 정성스레 밑줄을 긋고 호

흡을 골라 가며 읽었습니다. 비 용 뒤 개인 하늘가 흘러가는 묵빛 구름과 먼 산을 바라보고 있

는 것처럼 맑고 깊은 생각속으로 저를 꿀고 갑니다.

10년 전이었다면 이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겁니다. 피에르 라비가 말히듯 저도 ‘의식의 성

장’ 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키가 크듯 곧게는 아니지만 퇴행하기도 하고 제자리를 걷는 것 같기

도 하지만, 그것은 조금씩 조금씩 자라납니다.

그러나 ‘의식의 성장’ 은 나이를 먹는다고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

은 수많은 고통과 기쁨을 먹고 자라납니다. 살면서 겪는 고통과 기쁨의 의미를 문득 문득 깨달

으며 이루어집니다. 말로도 어떤 문장으로도 표현할 수 없지만 아∼하고 탄성을 내뱉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습니까. 그조차도 없을 수 있겠지요. 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견

디어야하는시간들이 사람을자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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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이러저런 이유로 하나 둘 떠나갑니다. 이유야 어떻든 남을 수밖에 없는

저는 서운하기도 하고, 내가 뭐 잘못된 인간인가 싶기도 하고, 좀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

이참에 새롭게 판을 짜자고 호기를 부려보기도 하지만 앞으로 뭘 더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

기도 합니다. 그 때 떠오른 시가 하나 있습니다.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 김수영, ‘死靈’ 에서,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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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 뼈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어라

이 황혼(黃똘)도 저 돌벽 아래 잡초(雜草)도

담장의푸른페인트 빛도

저 고요함도 이 고요함도.

그대의 정의도 우리들의 섬세(繼머)도

행동(行動)이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였外)에서는

어저E 오늘도 내일도 D띔에 들J\I 않래f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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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저 너머의 세상을 꿀꾸는

마음에 들지 않어라…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어라.’ 여러분도 살다가 그럴 때가 있지 않습니

까. 이 사람도 싫고, 저 사람도 싫고. 내 편도 지겹고 적도 지겹고, 자기 자신도 지겹고. 뭘 어떻

게 하고 싶다는 의욕이 나지 않을 때. 그저 넋놓고 앉아 있기도 힘겨운 시간들.

그 시간들을잘 견디면 또새로운 의지가불끈불끈솟아나기도합니다. 뭐든지 다해낼 수 있을

듯한. 그리고 무기력이 아닌 잔잔한 평화가 찾아옵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물끄러미 앉아 밀

려오고 밀려가는 따도를 하염없이 바라보듯.

그러다 다시 쿨럭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마음 깊이 간직해 두고 싶은 은밀한 기쁨이 일기

도하고.

고통과 기쁨이라는 두 개의 바퀴가 한 개의 시간을 구르게 합니다. 속도가 붙으면 두 바퀴는 보

이지 않고 삶이라는 하나의 시간만이 보일 뿐입니다. 쪼개어지지 않고, 갈라놓을 수 없는 하나

의 오롯한삶. 당신이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간, 한순간 한순간.

바람불고

키낮은 풀들 바르르 떠는데

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의 외로운떨림들로해서

우주의 저녁 한 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그 순간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무한히 늙은 옛날의 고요가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어느 시간에 속할 어린 고요가

보일 듯 말 듯 잃게 묻어 있는 것이며

그 나른한 고요의 봄볕 속에서 나는

백년이나 이백 년쯤

아니라면 석달 열흘쯤이라도 곤히 잠들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석달이며 열흘이며 하는 이름만큼의 내 무한 곁으로

나비나 벌이나 별로 고울 것도 없는 버러지들이 무심히 스쳐가기도 할 것인데,

그적에 나는꿈결엔듯

그 작은 목숨들의 더듬이나 날개나 뱃된 다리에 실려온 낯익은 냄새가

어느 생에선가 한 결 갚어진 그대의 눈빛인 걸 알아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 김사인, ‘풍경의 갚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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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보며 깨달은 ‘1r<·싼, t!Ji,’ 글|서째경목사

산골짜기 풀숲 밭을 손바닥만큼 일구어 배추 몇 포기 심고는 바쁘다는 구실로 달포가 넘게 방 치했습니다. 그러니 메뚜기 풀무치가난무(옮L舞)히는풀밭에서 그게 어찌 되었을까요. 차마배

추볼 염치는없고, 그저 밤하늘 별빛이나훔칠 양으로오랜만에 밭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온통 천지를 삼킬 듯 에워싼 바랭이 위세에도 전혀 주녹 들지 않고 우리 배

추들이 안녕하신 게 아닙니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신통방통한 일업니다. 그런데 알고 보

니 그게 하나도신기한일이 아니랍니다.

자연(엄然)이랍니다. 어떻게 그 배추들이 무사할까요? 벌레들이 먹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왜 벌

레들이 먹지 않았나요? 배추가 불쌍해서 그랬을까요?

그래도목사가심었으니 봐줬을까요?천만의 말씀 그게 아닙니다. 배추말고도사방에 먹을풀

이 많기 때문입니다. 먹을 게 지천인데 무슨 웬수졌다고 배추만 작살내겠습니까. 만약 그 풀들

이 없었다면 배추는 견디지 못했을 것입니다.

결국 배추를 지켜 준 것은 잡초들인 셈이지요. 에고 이쁜 잡초! 잡초가 해롭다는 것은 사람의

생각일 뿐입니다. 우리는 배추 밭의 잡초를 걱정하지만 때로는 그 잡초가 배추를 더 큰 위험으

로부터 지켜 주기도 합니다. 자연의 생명은 그렇게 서로 함께 더불어 살아갑니다.

생명(生命)은 상생뼈生)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신앙이라는 것 또한 그렇지

않겠습니까. 때로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를 잠 못 이루게 하고 애타게 하고 한

숨짓게 하고 분노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걱정하고 염려하는 잡초는 무엇입니까,다

시생각해볼일입니다.

저 잡초가어쩌면 나를지키는자연의 순리는아닌지. 이 아픔이 나를살리려는신의 은총은아

닌지. 우리의 염려와 걱정의 진원(震源)은 어쩌면 저 잡초가 아니라 우리의 탐욕과 집착에 있는

것은아닌지.

“공중의 새를 바라보아라. 들에 핀 풀꽃을 살펴보아라.” 성서에 예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먹

고 마시고 입는 삶을 위해 노심초사(勞心魚思)하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지요. 하루하루 순

간순간 염려와 걱정과 한숨으로 가득한 삶에 주시는 위로의 말씀입니다.

눈을 들어라, 저 생명의 자연을 바라보아라. 하늘을 나는 새를 먹이시는 신神)의 손길, 들꽃을

피워내는 자연의 순리, 거기에 숨어 있는 신(神)의 섭리를 바라보아라. 그 은총을 찬미하여라.

벗어나라. 탐욕에 매여 염려하는 삶으로부터‘ 걱정과 불안 불만과 불평으로부터. 맘몬의 왕국

으로부터.

나아가라. 신神)의 뭇을 향해 기도하는 삶으로, 감사와 찬미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그 생명

(生命) 가득한 삶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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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눔 저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글 | 용경속(서예가)

“이거 옛날글씨지요?’

“옛날 거로 쓰는 거지요?’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문방사우(화선지. 붓. 먹. 벼루) 와 서예용구에 대한 신기

함을드러낸다.

얼마 전 단오제 행사 일환으로 야외에서 부채에 붓글씨 체험행사를 했다.

요즘 아이들은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것 자체가 T.V 드라마 시극에서 보는 옛날 사람들이 하

는일로만아는듯하다.

분회는 배우는 것이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지금 어린이들에게는 정적인 서예가 다소 지루한

수업일 수도 있겠지만 서예의 ‘쓰기’ 행위는 몰입을 통해 마음의 집중과 평온함을 가져 오는

좋은문화이다.

차분함과 집중력, 배려하는 마음을 찾아보기 어려운 공교육현장에서도 서예 문화의 확산이 더

욱필요하다고본다.

나는 매주 금요일은 화성 시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과 3년째 붓글씨 수업을 하고 있다.

첫 시간에는 붓과 서예용구의 종류 만들어지는 과정과 사용법을 통해 호기심을 갖게 하고 무

엇보다도 먹물이 손과 옷에 묻는 두려움을 없애준다.

바른자세와정확한필법도중요하지만서예에 대한흥미를갖게 함이 더 중요하다.

첫 작업은 글씨보다는 먹을 통해 그림을 그려 본다.

내 얼굴과 친구의 얼굴을 그려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내가 갖고 싶은 것 등을 그려 본다.

또한 화선지에 먹물을 떨어트려 그 번짐 속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모양, 형상들을 찾아보게 하

고이야기도나누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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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나와 만나고 있는 남자 아이가 있다.

처음 1학년 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산만하고 집중력도 부족한 펀이었다.

온통 먹물을 손과 깔판에 묻히고 옆 친구에게까지도 괴로움을 주었다.

그래도 “어? 이 글씨는 가로 획 하나에도 특별함이 있네. 구불구불. 울퉁불퉁…

이 먹물로 그린 꽃은 누구 닮았나? 너를 보고 웃고 있는 것 같구나.”라고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선생님! 저 잘 썼지요?’

“저 통과예요!!!”하며 자신감 넙치는 아이로 커 나가고 있다

늘 관심 받기를 원히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면서 한 획 한 글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

다. 의젓한자세로정성들여 글씨를쓰고 있는모습을보고 있으면 얼마나대켠한지---

이제는 새로운 친구들이 수업에 오면 수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수업 전후도구정리를할때 함께 도와줄만큼배려와여유를가진 아이로자라고 있다.

예쁘고여린 이학년 여자아이는공부가늘뒤쳐져 얼굴한쪽에 그늘이 있다.

이 친구는서예 시간을손팝아기다리고붓쓰기를좋아한다.

어느 날 조금 늦게 수업에 들어 옹 아이는 금방 울음보가 터질 듯 했다.

서예 수업을 하고 싶어서 기다리다 집에 가는 통학버스를 놓친 것이다.

고학년인 언니는 동생을 미처 챙기지 못하고 가버렸다.

버스는이미 출발했는데 언니 전화번호도모르고집 전화번호도모른다고울먹였다. 우는아이

를 달래며 다음 통학버스가 올 때까지 한 시간 동안 서예 수업을 하고 있자고 했다.

막막한 상황을 잠시 잊고 그 가날푼 손으로 좋아히는 붓글씨를 쓰면서 자기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환한 얼굴이 너무 예쁘다.

오늘도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서예를 통해 마음에 평온을 얻고 꿈을 키

워나가는 。l 아이들이 잘 자라나기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붓 끝에서 피어나는 소중한 마음의 꽃향기가 교실을 기득 채우고 있다.

※ 2012 아동복지시설 주말 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r서예, 문화예술교육의 씨앗을 뿌리다. “아이와 춤추는 붓 놀이터”」프로그램이 서울, 경기, 전

북 지역 아동복지시설에서 12월까지 진행된다.

정서적,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이 안정을 되찾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아이와 춤추는 붓 놀이터”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팔자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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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저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섹섹한그녀를어l커l "~샌의 축내·를 샌란웰 수 셋커l 해 l주세요

글 | 황미숙 (역사학자, 결혼이주 여성을 위한 효댁어 강새

“정말! 이혼 할 거예요.”

“그래도 폭력은 안돼요.”

“정 떼려고 그랬어요.”

“은정(가명)이랑 떨어져서 살 수 있어요?’

이혼을 하겠다는 결혼이주 여성의 남면과 면담을 했다. 그간에 일어났던 일을 은정이 아빠는

설명해 주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외국인 아내와 살면서 가슴에 넣어두었던 이야기를 오랫동

안 풀어놓았다. 아마도 그동안 꽤나 답답했던 모양이다. 나는 그저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만났

다 누군가에게 마음속 이야기를 하면 그래도 좀 시원해지지 않을까 해서 하루는 그녀와 이야

기를 했고, 다음날에는 그녀의 남편과 만났다 그러나 어떤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일주

일 후에 함께 식사하자며 연락이 왔다. 그럭저럭 봉합이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 여기었다. 아

직까지 별다른 일은 없는듯하다.

‘부부씨움’ 은 결혼한 가정에서 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가정의

부부씨웅 문제는 여느 가정과 다를 바가 없다.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부부간의 문제 발생은 그

누구도 정확이 가늠하기가 어렵다. 결국 남편과 아내간의 소통만이 문제 해결의 해답이다.

이제 결혼이민자 수는 1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외국인

신부’ 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서툰 한국말과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생활하는 결혼이주 여성들

이 느끼는 압박감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결혼 초기 대부분의 결혼이주 여성들은 심한 스트

레스로 우울한 날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이주 여성에게는 가정 내의 갈등을 하소연하거

나, 생애 주기에 알맞은 조언을 받을만한 자원이 없다. 도움이라면 그저 같은 나라에서 결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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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그녀들의 주변인들과의 대화가 전부이다. 그러나 이 또한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녀들이 비슷한 나이이기도 하지만, 이들 또한 결혼기간이 짧고, 조

언이라고해야거기서 거기일획률이 높다, 게다가한국에 와서 만난그들이 얼마나친밀한관

계이겠는가.

대부분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자신들의 속n쁨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발생하

기 전에 갈등의 원인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남편과의 갈등, 시댁과의 갈등, 자녀와의 갈등

동등 우리네 가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과 같이 그녀틀에게도 문제이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는 언어라는 커다란 차이뿐만 아니라 문화 · 정서적 차이 그리고 개인적 차이까지 현실적 문제

와 더불어 정신적 어려움까지 극복해야할 부분이 많지 싶다.

그통안 우리 사회가 결혼이주 여성의 문제를 ‘인권’ 의 시각으로 보지 않고 바람직한 한국 며 느리 되기’ 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며, 이주여성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될수록 그 개선방향을

한국식으로 통화시키는 쪽으로만 나아간다는 점이다. 기존의 사회 속에서 남겨진 여성에 대한

차별문제와 함께 그녀들의 입장은 더욱 실종되어 있다. 우리 사회는 이주여성을 인권의 주체로

보기보다자꾸 ‘기족’의틀에끼워맞추고있다. 그러므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토로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

문 상담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위기의 가정이 되어서 도움을 받는 것보다 평소에 발생되는

갈등에 대한 상담 지원이 우선 되어져야 한다. 여기저기 각 부처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벌

이고 있는 일회성 · 전시성으로 ‘퍼주기식’ 결혼이주 여성 관련 사업의 중복을 개선한다면 그

녀들에게 꼭 펼요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이주 여성 및 그녀들의 자녀를 위한 전문 상담제도 도입은 결국 한국인 모두가 서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

이될것이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겨우 들어 주는 정도를 그쳐야 했던 나보다 전문상담 인력의 도움을 받아

서 자신의 꿈도 펼치고, 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외국이 고향인 엄마

들의 자녀들이 그녀들을 감추거나 힘겨워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한때 우리 땅의 딸

들이 외국으로 결혼해 가서 마음고생하며 살았을 것을 기억하며 이 땅에서 살아갈 그녀들과

그녀의 자녀들이 한국인의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 수원시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2011년 기준 35,657명으로 파악된다.

중국인, 베트남인, 미국인, 일본인, 대만인 등 다앙한 외국인들이 수원시 전역에 걸쳐 살고 있

으며 이 중 외국인근로자는 16,999명이고 결흔이민자는 3,448명 혼인귀화자는 2,446명이

다. 이주민 자녀들의 수는 2,824영이다.

이는 2011년 1월 1일 기준 수원시 주민등록인구수(1 0η 535명)의 3.3%에 해당된다 2005 년 8, 161영이던 외국인 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료제공; 수원시 여성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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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붙 저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1 /

내 딴을위한착한일

‘ 글 | 김계용 (생활롱증 완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소리연구가)

스트레스는 어깨 결림의 주범

어깨 결림은 어깨 통증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통증이다. 통증은 혈액 및

림프의 순환이 순조롭지 못한데서 발생히는데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적정수준

의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주어 인체를 보호히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인체를 과도

하게 긴장시켜 여러 곳에 장애를 일으킨다. 지나친 스트레스로 오래도록 근육이 긴장하여 발생

한장애중하나가어깨 결림이다. 마치 운동을안하다가모처럼 맘을먹고운동을하고난다음

근육이 뭉쳐 걷기 힘들었던 경험과 비슷하다, 이 경우 일주일 정도 조심조심 생활하면 근육에

쌓여 있던 노폐물이 제거되면서 통증도 점차 줄어들어 정상생활을 하지만, 스트레스에 의한 근

육의 경직은쉽게 정상으로회복되지 않아오래도록통증에 시달리게 한다,

몸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오래 기 억하기를 싫어한다. 특히 몸에 난 상처는 더하다. 얼굴에

종기가 났을 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종기는 가만히 나두변 괜찮지만 건드리면 눈물 콧물

을 쑥 빼 놓는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면 이픔을 느끼지 못한다. 종기가 완전히 없어진 것

도아닌데 몸은종기의 존재를모른다. 다만의식이 종기의 존재를알고조심할뿐이다.

어깨 결림도 마찬가지다. 처음 어깨가 단단하게 뭉쳐오고 통증이 시작되면, 신경이 예민해져

사소한 일에도 찌증을 잘 내고 서운해 한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몸은 통증의 존재를 잊으려

하고 그 결과 어깨의 통증에는 둔감해지고 단지 피로감과 무겁게만 느끼게 된다.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어깨 통증의 경우 심하면 밤잠을 못 이룰 정도의 통증을 수반하며 병원

에서의 물리치료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근육 이완제를 주사하여 근육의 긴장도

를 낮추게 되는데 먹는 음식도 독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일

수밖에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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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결림의 진단은 이렇게

어깨가 결려 통증이 느껴지거나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먼저 스 트레스에 의한 순환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어깨 결림의 원인은 대장, 소장, 폐 등의 장기와

목뼈를 지나는 신경다발의 문제 등 다OJ=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어렵고 심오한 분야는 제

껴 두고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알 수 있는 통증 진단법을 소개한다.

어깨 결림이 순환기에 의한 문제일 경우 손바닥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손바닥의 위치를 확인

하는 방법은 주먹을 가볍게 쥐어 새끼손가락 끝이 닿는 손바닥 부분을 손가락 끝으로 눌러 보

아 통증이 나타나면 다음의 방법으로 어깨 결림을 해결 할 수 있다.

통증을 해결 할 수 있는 위치는 이렇게 찾는다

팔꿈치는 부딪치면 찌릿하게 전기가 오는 부분이 있다. 팔꿈치를 접을 때 팔의 안쪽에 생기는

금(선)의 아래 부분이다. 한의학에서 소해라고 하는 혈 부위로 이 부분을 자극하면 어깨의 통증

이사라진다.

자극 할 때는 살얼음판을 걷듯이

자극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치료 점을 누르기 문지르기 비틀기 등의 여러 방법이 있

다, 이곳을자극할때는누르기를이용한방법이 효과적이다.

먼저 자극은 엄지손가락을 사용한다. 넓은 부분을 자극할 때는 엄지손가락의 배 부분을 사용하

고 좁은 부분을 자극할 때는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자극을 한다. 지극을 할 때 엄지손가락에 주

는힘의 정도를 상, 중, 하의 3단계 또는 그 이상의 단계로 나누어 자극의 정도가 낮은 단계부

터 점차 자극의 정도를 강하게 자극한다. 자극의 방법은 한번 자극을 할 때는 매 단계마다 10초

정도 힘을 일정하게 유지며 마사지 하듯이 주무르지 않는다. 이 자극 점은 10초 정도의 시간이

경과하면 압통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며 매 단계마다 점차 강하게 자극을 한다.

더 이상통증이 줄지 않는통증의 인내 한계 점이 나타나면 이 때 자극을 멈춘다. 이렇게 하는

것을 1회로 하여 3∼4회 반복하여 지압한다. 지압하는 부위가 비둑알 크기로 부어 있을 때는 엄

지손가락의 배 부분을 사용하여 지압을 하며 콩알 크기 일 때는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지압한다

자극의 효과는자극후수초 내에 확인할수 있으며 효과는 2개월간지속되고급성의 경우한

번의 자극으로 어깨 결림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하루 한 번 내 몸을 위한 한 가지!

웃자! 만져 주자! 눌러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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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隱 콧혈훌쉴월 선생의 좋은마을만들기

글 | 윤의영(사단법인 화성연구회)

수원시가 열정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좋은마을 만들기가 1920년대에 수원의

한 지역이었던 성호먼 외삼미리(현 오산시 외삼미동)에서 이미 윤학영 선생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三隱 윤학영(尹學榮 1898-1966)선생의 삶을 얘기하고자 한다.

삼미의숙 수료식 〈사진제공 윤의영〉

삼미의숙 개교, 배움의 기쁨을 나누다

선생께서는 추오급인(推폼及}\)이라는 즉 나로 하여금 미루어 남을 생각케하라는 가훈처럼

그의 피와 땀이 구석구석 맺힌 삼미 마을은 자작농으로 흉년에도 보리고개를 모르고 지냈으

며, ~]-을 한가운데는 문맹퇴치를 위하여 1923년 4월4일 교장 윤학영 교사(敎舍)12칸 운동장

129평 교사 2명 학생 85명으로 삼미의숙(三美義藝)을 개교하여 90년의 역사와 전통으로 현

재 삼미초등학교로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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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윤의영〉

그 당시 손바닥만한 소작을 가꾸는 삼미마을 농민으로서는 신학문을 배우러 10리나 되는 오

산에 있는 오산공립보통학교(현 성호초등학교)까지 다닌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 었다.

r목구멍에 풀칠조차 할 수 없는 주제에 무슨 학문이냐」 는 핀잔을 무릅쓰고 동분서주 유지들

을 설득하여 독지가 윤필선의 후의로 무너져가는 초가집에 광목 커텐으로 벽을 삼아 삼미의

숙을 개교한 것이 1922년 겨울이었다.

그의 열성으로 마을엔 윤씨 종중학계가 생겨 이를 후원했으며 사재를 털어 월사금을 받기는

커녕 학용품까지 대주면서 학생들을 모집하였으나 입에 풀칠하기 바쁜 사람들은 좀처럼 움

직이지 않았으나, 식을 줄 모르는 열정으로 후에는 제법 학교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러나 3-4호정도의 자작농을 제외하고는 손바닥만한 소작으론 보리고개만 닥치면 학교는

텅텅 비어야만 했다. 자녀들의 학용품을 마련하기 위해 술과 담배도 끊었다는 일화가 있다.

선생댁에 일하러 온 농민들에게 점심을 줄때는 반드시 연필, 공책, 담배를 광주리에 담아놓

고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담배를 선택했으나 선생께서 자녀교육의 중요성을 설득한 후에

는 연펼과 공책을 선택하여 광주리에는 담배만 남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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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작농들의 자기 땅 만들기 지원, 자작농계를 조직

자녀교육을 위한 생활터전이 급선문제라고 생각한 선생께서는 1934년 약 60여 농가 가운데

자기 땅을 가지고 농사짓는 사람이 네 다섯 가구에 지나지 아니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남의

땅에 의지하여 살아가는소작농이었다. 선생께서는자기 땅만들기 자작농계를조직하게 된 다.

이 운동은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자작농을 영위하는 지주를 설득하여 금융조합

에서 돈을 융자케하고 소작농들에게 서 마지기 자기농사를 짓게 하였다.

가을 추수에 수확한 쌀을 창고에 보관하여 저축 절약하는 검소한 생활을 하게 하여 5일마다

배급을 주고 남는 쌀로 3년만에 땅값을 치르게 하였고 마을에서 농한기에 놀음을 하지 못하

게 하고 가마니짜기를 독려하는 등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어 놓았다. 노력하고 근면 성실하 면 누구나 다 잘살 수 있다는 것을 선생께서 마을사람에게 전수한 것이다. 천수답으로 하늘

에만 의존하던 농사를 위하여 삼미 제1 2저수지를 축조하여 걱정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 록 가뭄에 대비하는 농업을 이룩하셨다.

1936년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 진학을 못하는 청소년을 위하여 농업실습학교를

만들어 과학적인 영농방법을 배우게하여 우수한 농업인이 되게하여 영농지도자로 활동하도

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화성궐리사 중건에도 참여

화성 궐리사는 노성 궐리사와 같이 우리나라 2대 궐리사 중 하나인데 유일하게 정조의 사액

이 내려진 곳으로 공자를 모신 사당이다.이곳은 원래 조선 중종때 대사헌을 역임했던 공자의

64대 후손인 공서린 선생께서 서재를 세우고 은행나무를 심고 그 은행나무에 북을 달아 놓고

문하제자들에게 학문을 독려했던 곳으로 1871년 고종8년 대원군에 의해 서원 철폐령을 내려 훼철 되었다가 지방 유림들의 노력으로 다시 중건되었다.

윤학영 선생께서는 유학만이 땅에 떨어진 윤리도덕을 일깨울 수 있다고 생각하여 동양의 성

인 공자의 인의예지신을 받들고 실천하는데 노력하셨으며 그 일환으로 궐리사의 중건에 힘

을기울이셨다.

1948년 오산에 최초의 중학 교육이 시작되었으나 6.25사변으로 불타버린 학교를 다시 세우

기 위해 동분서주 지역유지들의 모금운동으로 교실 6칸으로 상량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일찍이 선견지명이 있었다. 그래서 삼미의숙을 젊은 날 세우지 않았던가. 닥후되고 가 난한 농촌을 살리는 길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당시는 너무나 가난한 사람 이 많아서 수원이나 서울로 학생을 진학시키지는 아주 힘들었다. 그래서 이 고장에 반듯한

중학교가 설립되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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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해방 후 처음 실시하는 주민의 직접선거로 초대 면장에 취임하게 된다. 6 . 25사변으

로 허물어진 시가지와 민심을 수습하고 폐허와 갯더미 위에서 오산지역을 재건하는데 총력

을 경주하여 많은 사람의 칭송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1957년에는 일제강점 및 6 . 25전쟁으로 소실된 세마대를 다시 복원하여 후손

들에게 선인들의 위대한 업적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며 선생께서는 물심양면으로 세마대 복

원사업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평소 자녀들에게 조상을 잘 모시라고 말씀을 했고, 또 톰소 실천 하였다.

조상의 묘를 항상 잘 살피고 제사를 모실 때는 분에 념치게 허례허식하지 말고 근검 절약하

여 송편 한 그릇으로 모시더라도 공손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모시도록 교육을 시켰다.

자손틀 몸에 해롭다고 색소가 들어있는 사탕은 차례를 지낼 때 쓰지 못하게 하셨던 일화가

있다. 제사를 모실 때 부녀자도 참석케하셨고 네 번 절하는 것도 남자와 똑같이 두 번 절하게

하는 등 남녀평등의 현실적 감각을 지니고 계셨다.

1966년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추수를 마친 늦가을 그 해 시제를 잘 모시고 10월15일 하

늘의 부르심에 의하여 선생께서는 영원히 영면하게 된다. 오산지역 사람들은 그를 위해 추모 ‘

비를세우고그분의 돗을아직까지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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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U넌트t넘차은도서관은 우己픔너l‘작E 도서관입니다 수원시 휠달구 지동 낀9-1번지. 031-8025-3000 --. http://cate.daum.net/haedal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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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개의 문’ 리뷰

《사람꽃을 만나다》 - 상상초월의 희망을 만나다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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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Reiv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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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사람으로 보지 않은 거죠. 거기 있던 사람들을… •

진압 명령을 받고 현장에 있었던 경찰특

공대와 망루에서 죽어간, 또는 살아남아

불구의 몸이 된 철거민 모두, 그들을 사

람으로 보지 않은 누군가들에 의해 그렇

게 희생되었던 것이다.

“그대들은 도대체 어느 문 앞에 서 있을 것인캐’ 박진(다산인권센터 상임휠동가)

영화의 제목을 ‘두개의 문’ 으로 지은 이유

2009년 1월 20일 용산구에 있던 남일당 건물. 그 위에 위태롭게 서 있던 망루 하나가 불에 타

올랐다. 그리고 그 곳에서 6명의 사람이 주검으로 내려왔다. 1명의 경찰관과 5명의 철거민.

‘용산참샤 우리는그날의 사건을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남일당 건물은 이상하게 생긴 건물이었다. 곁보기엔 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쌍퉁이

처럼 나뉘어진 건물이었다. 철거민들은 그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지었다, 건물 옥상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다. 하나는 망루로 이어진 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니었다. 감독들이 용산참사를 배

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제목을 ‘두개의 문’ 으로 지은 데는 이유가 있다,

“당시 투입된 경찰들은 두 개의 문중에 어느 문이 망루로 통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

실을 알고 나서였다. 경찰은 2009년 1월 20일 오전 3시에 출동명령을 받았다. 망루에 오른 사

람들이 어떤 이유로 그 곳에 있는지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어떤 임무를 맡았는지도 모르고 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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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일란, 홍지유 감독은 ‘두개의 문’ 앞으로 관객들을 소환하고 싶었던 것이다. 적개심

과 두려움 앞에 서 있었던 경찰특공대의 시선으로 용산참사를 재구성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불타오르는 망루를 목격한 그대들! 살기 위해서 올라 죽어서 땅에 내려옹 가난한 이웃 들의 아픔이 묻힌 3년! 그대들은 도대체 어느 문 앞에 서 있을 것인가.”를 묻고 싶다고도 했다.

그렇게 ‘두개의 문’ 앞에 서 보자.

사람으로 보지 않은 거죠. 거기 있던 사람들을…·

나는 용산참사진상조사위원을 했던 인연으로 영화에 출연했다, 사건과 사건을 잇는 인터뷰

어들이 영화를 구성한다. 나는 5명의 인터뷰어 중 한명이었다. 영화를 찍는 내내 여러 번 울

었다. 그때마다 촬영은 중단되었다. 진상조사 활동 당시 경찰과 철거민 모두 지옥 같았다고

진술한 25시간을 재구성하기 위해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수많은 밤을 새웠다. 불이 붙던 순간의 화면을 수백번쯤 리와인드하면서 뚫어져라 보는 동안 나는 불타는 망루에 함께 있었

다. 몸에 불이 붙는 아픔 아버지를 남기고 혼자만 살아남은 아들--- - --살아남는 자의 고통까

지 찾아왔었다. 진실을 알고 싶고 찾아야했던 날들의 기 억이 되살아나 촬영 내내 힘든 시간

을보냈다.

진상조사를하던 당시 만난소방관계자가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토록시너물질이 많은

곳에, 그것도 그렇게 높은 곳에서 불이 났다면, 애초부터 화학소방차로도 진화가 되지 않습니

다. 소방기초지식입니다. 위험한거 경찰도알았을겁니다. 그건 처음부터 무모한일이었어요.” 그렇다면, 왜 그런 짓을 저지른 것 같냐고 했더니 그는 오랫동안 머뭇거린 후 이렇게 말했었다.

“미안하지만 사람으로 보지 않은 거죠. 거기 있던 사람들을------.”

당일 적개심을 명령받고 현장에 있었던 경찰특공대와 망루에서 죽어간, 또는 살아남아 불구 의 몸이 된 철거민 모두,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은 누군가들에 의해 그렇게 희생되었던 것

이다.

더이상다른문앞에서있을수없다.

두개의 문’ 은 아직도 내게 고통스럽다. 우리가 뉴스 화면에서 지겹도록 되풀이해서 봤던 영상.

불타오르는 망루. ‘진압이 아니라 구조였다면’ 이라고 씌여져 현장에 핑굴던 손 피켓, 그런 것

들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시간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누구나 그런 심정이 될 것이라는 걸 안다. 쉽지 않고 힘든 영화다.

그러나 말이다. 그래서 영화를 봐야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니 사실은 용산에서 벌어졌던

2009년도의 일을 모른척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용산에서 벌어진 이 몽쓸 교훈이 쌍용에서 또 다른 현장에서 묵인되고 반복되었다. “는 영화

속대사처럼, 우리는더 이상다른문앞에 서 있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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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꽃을 만나다. 상상초월의 희망을 만나다. 김유진(사람꽃을 만나다) 북콘서트 기획팀

2012년 5월 《사람꽃을 만나다γ} 세상에 나왔다. 130여 쪽의 이 작은 책에는 ‘장기투쟁사업

장’ , ‘해고노동자’ 라고불리는 이들의 고통과자부심이 오롯이 담겨있다.

‘ 시작은 1천포기 김치였다. 2011년 소금꽃 김진숙과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희망

버스를 탔펜 경기지역 사람들이 지역의 ‘소금꽃’ 들을 만나기로 작정했다. 제일 먼저 한 일이

김장이었다. 이름하여 ‘희망김장’ . 시그네틱스, 포레시아, 파카한일유압, 동서공업, 한국쓰리

앵, 주연테크, 삼성 등 경기지역의 100명도 훨씬 넘는 해고노동자들과 연대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 김치를 담고, 이들의 삶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1천포기 김치를 나누고 김치가 익어가는 동안 그 이야기를 가지고 1천권의 책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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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미행당하고 쫓겨난 노동자들. 그들이 싸

우는 현장은 상상초월이다. 헌데 이 책을 읽

다보면, 거대한 폭력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의

가장 큰 소망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는 사실이 몇 배

나 더 상상초월이다. 그리고 그것이 책을 며

낸 이들이 담고 싶었던 가장 큰 ‘희망’ 이다

인간성 파괴가 만연한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

을 지키는 가장 소박하고도 단단한 희망이다.

북콘서트 ‘사람꽃을 만나다’

6월 1일 굽요일 저녁 아주대학교에서 북콘서

트 자람꽃을 만나다’ 가 열렸다. 생존경쟁을

강요하는이 얼어붙은세상에 피어난가장아

름다운 꽃. 해고노동자들의 삶을 나누러 400

여 명의 나비와 벌들이 날아왔다.

시그네틱스, 포레시아, 파카한일유압, 동서공

업, 한국쓰리엠, 삼성에서 해고되어 3년∼10

년까지 싸우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의 이야기.

주안공 역할엔 어색했던 것일까 긴장된 토크

그리고 6월 l일, 해고당하고 짓밟힌 그들이 가 잠깐 이어졌다. 그러나 해고노동자 황영

주인공인 북콘서트를 열었다. 4백여 명의 관 수,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밴드 콜밴의 노래,

객이 그들의 삶을 나누었고 책은 금새 다 팔 또 같은 해고노동자인 4상용차 고동민씨의 사

려재인쇄에돌입했다. 회로 그들은 이내 주인공이 되었다. 허클베리

누군가는 이 책을 이렇게 정의한다. ‘상상하 핀의 열정적인 마지막 공연에서는 나이에 따

기 힘든 인권침해가 노동자의 일상과 가족을 라 어색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두의 마

파괴하는 현장 그리고 거기에서 인간의 존엄 음은 그 무대만큼 뜨거웠다. 그렇게 서로 다

성을 지키고자 싸우는 노동자들의 이야기’ 라 른 우리들, 학생들, 노동자들, 여러 시민들 모

고. 10년 사이 두 번 해고당하고 노동조합 두가 뜨겁게 함께한다면 평범한 우리의 소박

탈퇴안한다고회사에서 ‘개새끼’라불리며 한일상을지켜갈수있으리라는희망을모두

집단린치를 당하고, 재벌공화국 최고의 재벌 의 마음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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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눈을뜨고바라봐그럼 내가보여 일러스트깅예슐

THE PAPER (주)더페이퍼는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디자인전문회사입니다.

골목잡지 사이다는 (주)더페이퍼에서 마을사람들과 더불어 만들어갈 잡지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기록해야 할 삶과 문화, 자연, 공간 등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디자인 | 출판 | 교육 | 네트워크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9번지 Tel.(031)225-8199 Fax.(031)224-8199 E.mail addpaper@hanmail.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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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사이 〈사이다》 사이다 소식

1. 다시 찾아간남수동 길다방 앞에는 전어와 오리고기가 지글지글 익고 있었다. 《사이다》를 펼쳐 들고 활짝 웃는

남수동 어르신들과 고소한 전어를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u먹을 복이 있구만. 자주 와. 또 커피 맛나게 타 줄께.”

2.《사이다》클럽데이

지난 6월 28일(목) 저념 7시 준요가아쉬람에 모인 클럽회원들

이 마임예술가 이두성 선생님과 함께 두 시간 동안 마음과 몸이

열리는 마임의 세계에 묵 빠졌다. 이번 행사는 골목잡지 《사이

다》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가진 재능과 시간을 조금씩 나눠서 만들고 있는 우리 잡지를 더

욱 풍성하게 해주는 사이다클럽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해님달님작은도서관 소식

http:// cafe. daum. net/haedal librar y

T.031-8025-3000

지동 279-1번지에 위치한 해님달님작은도서관 자원봉사

자들은 지난 6월 2일 지동 못골 놀이터에서 지동에 살고

있는 아이들, 도서관 이용자들과 함께 “옛아이들 놀이”

행사를 펼쳤다 어른들은 고무줄 뛰기, 구슬치기, 고누,

달맹이, 사방치기 등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골목에서

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몸

으로 노는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은 함께 노는 즐거움에

홈빽 빠질 수 있는 신나는 날이었다.

해님달님작은도서관은 어린이, 정소년들을 대상으로 하

는 좋은 책을 5천권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책과 함께 행

복한 삶을 꿈꾸는 (사)어린이도서연구회 수원지회 회원들

이운영하고있다.

그림 신기리(어린이도서연구회 수원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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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달님작은도서관 이용 안내〉

-월∼금요일 ; 늦은 1시,∼ 늦은 5시

· 토요일 • 이른 10시 ∼ 늦은 4시

· 휴관일 • 일요일 및 법정 공휴일(임시휴관 시 2주일 전 공고)

, 잭읽어주기-화요일,목요일 늦은 3시 30분

‘ 옛이야기 들려주기 금요일 늦은 3시 30분

· 빛그림 상영-셋째 주 수요일 늦은 3시 30분

’ 옛아이들 놀이-첫째 주 토요일 11시

※ 위 프로그램은 도서관 사정에 따라 변경 될 수도 있습니다.

- 지난 5월 12일 、 오전 11시 수원

향교 동재에서 (사)설가차문화언

죄 구원(원장 김우영)은 접빈다례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소울메이트

팀의 성악공연과 시낭송이 함께

어우러져 그옥한 차항이 가득한

시간을만들어냈다.

*효 설가차문화연구원은 차와 여름방학 특강으로 오상룡박사(경북CH 교수)를 모시고 .>i' 7.27-8‘24일 5주간 특강을 진행한다.

~ · 주저| ; 차와 명상

· 장소 ; 수원항교 유림회관 1층 설가차문화연구원 교육장

· 문의 : 011-533-5264, (031)242-4901

풍물패삶터 i ‘ -(사)한국민족예술인연합 수원지부(이하 수원 I J :"\ 민예총)카 주최하고 수원민예총 풍물굿위원 (

회 풍물굿때 삶테대표 이성호)가 주관하는

풍물굿패 삶터 25주년 기념작 ‘삶의 터전에

서 벌어지는 풍물굿-일과 놀이’ 가 7월 8일

오후 3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

에서 열혔다.

풍물굿때 삶터는 일터, 쉽터, 놀이터 등 생 활이 살아 숨쉬는 일상의 터전 속에 풍물이

가진 현장성과 민주성을 뿌리내리게 하고자 1987년 수원문화운동연합에서 문화공간 ‘삶

터’ 를 거쳐 풍물굿매 ‘삶터’ 라는 이름으로

보늘에 이르고 있는 전문풍물단체이다. · 강습문의. 031- 238 4189 · http:/ / cafe.daum.net/sarmter

경기문화재단 15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TUNING 15/15 -소설 피플들이 전하는 미래 문화의 가치”

지난 7월 4일 경71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

서 열렸다. 올해 15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모

인 이날 많은 사람들이 지난 시간을 돌아보

면서 문화 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무

엇을 해야할 지 서로 고민하고 나누는 자리

였다다양한 퍼포먼스와 이야기가 어우러져

즐겁고 돗갚은 시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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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수원시문화재단

수원시립교항악단 창단 30주년 기업 수원국제음악제

수원문화재단, 수원시립예술단 공동주최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소프라노 신영옥 등 출연

• 일정 : 2012년 8월 22일(수) ∼ 25일(토)

• 장소 ; 경기도문화의전당, 수원저11야외음악당, 수원시내 전역

• 출연 ; 김대진, 길샤함, 미샤 마이스키, 신영옥, 수원시립교향악단

• 문의 ‘ 수원시립예술단 사무국 031-228-2813

*2012 경기수원인형극제

• 축제영 : 2012 경기수원인형극제

• 기간 2012년 7월 20일(금) ∼ 7월 27일(금), 총 8일

• 장소 •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경기문화재단,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수원평생학습관,

ε반구민회관

• 주최 • (사)한국민족예술인 층연합경기지회

• 주관 : 2012경기수원인형극제 행사위원회O 후원 ; 경기도, 수원시

e KBS 수원아트홀 극단 다람 (문의 216-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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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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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훨예슐학교 안내

이번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

원샌터의 토토예술학교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예술사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하

여 운영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미술, 음악, 건축, 무용, 연극 5개

분야의 예술사료의 분석을 통해 아

이들이 오감으로 체득할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시범

운영되고있습니다.

지난 6월 16일에 첫수업이 시작된

수원로데오상인회

후 매주 토요일 2시어| 경기문화재

단 강의실과 수원 못골시장 2곳에

서 각 20영씩 총 40여명의 아이들

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석기 예술

활동에 이어 7월 둘째주 현재 신석

기 예술에 대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고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주2회로

보다 집중적인 체헝이 이획질 예정

입니다

문의. Tel.031-231- 7269,7239

• 매주토요일 6시부터 8시까지 로데오 토요문화행사 진행

• 7월31일부터 “제1회 로데오가로등 갤러리전” 실시 27명의 작가의 작품을 가로

등 15곳에(30점)연출 계획이며 연계성 사업으로 저12회시는 1회작품은 한 곳에

작품을 전시하여 작은 갤러리화로 로데오거리에 볼거리 연출 계획임 .

• 7월중 로데오상인회는 홍대앞 문획털 보고 느끼기 위해 벤치마킹을 계획중에 있음 출발은 오후5시∼9시까지 홍대거리의 장점을 보고 로데오거리에 접목시키고자 힘. 날짜는 상호 조절하여 잡을 계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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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 에쿄혜시피는 생해공앤 오뻐|서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휴식과 건강, 채용전의 해시피를 쳐|공@}는

륙라펴|&커뮤니티센터입니다.

• 률온가격대의 건강하고.거흘용끓4억거리가잊습니다 •

• 생태문쩍커유니티, 재농기¥모임, 아훌용률해|모임 용사랑이오이고이야기를나누슨

커뮤니티용간을객|용앙니다. (흘펙 및 여R션함~ 031-258-4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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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간안내 • : i l 수원미술전시관 TEL. 2~3-3647

장안구민회관(노송갤러리) TEL. 240-3000

수원시어린이미술체험관씨TEL. 211-0343

수원박물관 TEL. 228-4150

대안공간눈 TEL. 244-4519

정월 행궁나라 갤러리 TEL. 228-7825 이병찬님 개인전(7. 19∼24) 도시의진호!-Ev。Julian 。f urban

안광모님 도자기& 전통음료전(8.1∼9)

김미희님 도예전(8.10∼19)

박진희수원화성 관광상품전(8.27∼31)

치매미술 작품전(9.1∼9. 15)

문화유산관련전시(9.16∼10.5)

행궁동 레지던시 TEL. 244-4056

뿔리화랑 TEL. 246-8844

수원화성박물관 TEL. 228-4205

화성행궁 TEL. 251-4435

가빈갤러리 TEL. 254-1318 • 한국 현대 유명화가 판화전 - 가빈갤러리 1 전시실 (8. 1 ∼ 8. 31)

김환기.김창열. 정경자. 김종학. 운보. 이만익. 신종섭, 김미경 오태식, 최선호.

정일, 김점선. 최석운 금동원. 권옥언

• 김성연교수 도자 장신구전 - 가빈갤러리 2 전시실(8. 3 ∼ 8.11))

SEED Gallery TEL. 247-3317

갤러리 나남 TEL. 244-2427

가족여성회관 TEL. 228-3461

수원시평생교육관 TEL. 228-3295

북수원도서관 갤러리 TEL. 228-4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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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수원박물관 특벌기획전

당k 천시개요

- 기 간 : 2012. 8. 14(화) ∼ 10. 14(일) - 장 소 : 수원박물관 기획전시실 - 개막식 : 2012. 8. 14(화) 15시l

수원박물관 1총로비

사운이종학, 끝나지않은

역사전챙 사운{史훌 이종희(후쩔廳,1927∼2002)은 수월 지역 훌

신 재야 서지학자로 우리 역사자료 수집과 연구에 평생율

바쳤다 국내는률론이고 해외어l도자료가 있다연 이종학은

시간과 비용율 아끼지 않았으며, 이렇게 평생 모온 자료률

은 필요한 곳에 보내 훨용활수 있도룩 해야 효ICI는 생각에

다g훈} 71판에 기충하였다 그의 자료률은 수원박물관, 독

립기녕판, 현충사 운천항대 이송신연구소동에 기종되어 전

시와 연구사업에 활용도l고 있다

이종학이 서|싱옳 떠난 치 활K로 10년이 되었다 그가 명 생을 바쳐 ;q;i교자 했던 우리의 역시는 명백한 사실 자료

가 존재힘에도 여전히 혼돌리고 있다. 01번 전시는 촉어서

도 역사와 영토의 수호신이 되고자 한 이종학의 끊임없는

얼장과 그가 외롭게 치렀던 벽시전쟁’올 되새기고 우리가

이어기야 힐끝나지 않은 역시전쟁옳 기억하기 위해 마련하

였다.

‘동혜·*한국해’로 표기

서양古지도 130얘정 빨견

106 I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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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와 함께한 사람들

박요아님, 자연 스님, 법인 스님, 김대술 신부님, 앙만호 신부님, 한동민 님 , 황미숙님,

백창홈님, 윤경숙님, 노영란님, 들나무님(박정신), 김예슬님, 이혜숙님, 이형희님, 흥은화님, 김영삼님, 토리

님(박김형준), 최종혁님, 강희님, 박준홍님, 송원찬님, 조성진님, 이구림님, 신미라님, 임재춘님, 신정숙님,

윤여욱님, 장항자님, 전옥봉님, 양원모님, 조두호님, 박기범님, 고성준님, 진동일님, 이태윤님, 정은기님, 01범

순님, 이정화님, 박진님 , 이기은님, 임성미님, 서영리님, 이진욱님, 강근수님, 황현노님, 서재경님, 김충모님,

조성준님, 보선 스님, 오우훈, 이범선님, 신경우님, 정순모님, 헤테루, 최대자 할아버지와 남수동 어르신들,

단비, 윤의영님, 이종래님, 김영길님, 김영하님, 남수시장 식구들, 허시중님, 임종길님, 권영주님과 장안동

주민들, 이근호님, 서동수님, 임칠빈님, 해님달님작은도서관, (주)아주디자인그룹, 갤러리 나남, 씨드,

질보산도토리교실, 질보마을신문, 수원을 기록하는 사람들, (주)더 메이퍼

골목잡;i::J 쇄훌

2012년 7월 23일 여름호

발행연월일 2012. 7. 23(월)

등록번호 경기 바50067

발행처 경기도 팔달구 행궁로 84번길 23(교동)

발행인 • 편집장 최서영([email protected])

취재 최윤경, 01경이, 이혜숙

사진 박김형준, 오우훈, 최윤경

제호 서원윤경숙

잃라스트 박정신, 김예슬, 최윤경, 장미영, 신기리

편집, 디자인 (주)더 페이퍼 031-225-8199, 031-224-8199(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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