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도시 31만명이 나눈 행복 1억1560만원 기부금 모았다 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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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57호 42판 42판 제15157호 18 19 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박 대통령 목각인형 70만원 유재석 가방은 남성팬이 차지 “50만원 없습니까? 50만원 없습니까? 없으 면 45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진행자가 두 번 경매 참가자들을 향해 소 리친 뒤 낙찰됐다고 선언하자 한 남성이 “이 야!” 하는 환호성과 함께 두 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위아자 기 증품 경매 현장에서 방송인 유재석씨가 내 놓은 노란색 백팩(가방)의 주인이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오전 한 포털사이트에는 ‘유재석 애장품’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 르기도 했다. 경매는 1만원에 시작해 순식 간에 45만원까지 올랐다. 한 20대 여성과 경 합해 가방을 손에 넣은 손재문(35·서울 구 로동)씨는 “평소 유재석씨의 팬이라 꼭 갖고 싶었다. 일부러 높은 값에 들어 갔는데 다행 히 낙찰받았다”며 좋아했다. 올해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옮긴 위아 자의 명사 기증품 경매 무대는 200여 명의 경매 참가자와 시민이 몰리면서 성황을 이뤘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 까지 진행됐다. 전국(서울·부산·대전· 전주) 명사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물건은 허남식 부산시장이 내놓은 그림이었다. 송영명 화가의 유화 1점 으로 개인 사업가 정모(38)씨가 200 만원을 주고 사갔다. 서울 경매에서 는 박근혜 대통령의 탈·목각인형( ) 세트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70만원에 낙 찰됐다. 낙찰자 윤영만(53 ·서울 문정동)씨는 “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때 받은 선물 이라서 향후에도 소장 가치가 있을 것”이라 고 말했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비싸게 팔린 경매품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판화였다. 한 20대 여성이 65만원을 지불하고 가져갔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물품도 인기가 높 았다. 가수 소녀시대의 친필 사인 CD 등은 50 만원, 크레용팝의 사인 헬멧은 30만원에 주 인을 찾았다. 크레용팝 헬멧을 산 직장인 손 정환(32·서울 서교동)씨는 “팬 커뮤니티를 통 해 위아자 경매를 알게 돼 아침 일찍 와서 기 다렸다”고 말했다. 양준혁 야구해설위원의 친필 사인 배트(15만원)는 중학교 2학년 윤희 돈(14)군이 차지했다. 윤군의 어머니 김현주 (42·서울 진관동)씨는 “아들에게 기부의 소 중함을 알려주려고 사줬다”고 말했다. 사회 지도층이 기증한 물건은 다기와 그 림 등의 품목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의 다기세트 55만원, 이상철 LG유 플러스 부회장의 장도가 40만원, 양승태 대 법원장의 그림 34만원, 허동수 GS칼텍스 회 장의 목각 붓통 세트는 24만원에 팔렸다. 이 밖에 정홍원 국무총리의 통기타 35 만원,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산용 스틱 은 10만원에 팔렸다. 오후 2시50분쯤 가수 박상민씨가 직 접 기증품(통기타)을 들고 경매 무대 에 오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기 타는 50만원에 팔렸다. 박씨는 즉석에 서 자신의 애창곡 2곡을 불렀다. 이유정 기자 [email protected] 새 주인 만난 명사 기증품 허남식 시장 그림 200만원에 팔려 크레용팝 헬멧은 30만원에 낙찰 역대 미스코리아 애장품 부스엔 여성들 우르르 “미스코리아가 쓰던 물건 가져가세요.” 20일 위아자 나눔장터가 열린 서울 광화 문광장. 미스코리아 본선 수상자들의 모임 인 녹원회 회원들도 부스를 내고 장터에 참 여했다. JTBC ‘비밀의 화원’에 출연 중인 권정주(1990년 미스 엘칸토) 회장을 비롯 한 회원 10명은 자신들이 쓰던 신발, 가방과 장신구 등을 내놓았다. 오전 11시 장터가 열 리자 미스코리아의 물건을 보려는 여성들 로 부스는 순식간에 가득 찼다. 나이는 20대 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행사 내내 목소리 를 높이던 김지연(97년 진)씨는 시민들에게 “이 가격에 이런 옷 사기 힘들다”고 말하며 능숙한 장사수완을 발휘했다. 배우 이병헌 의 동생인 이은희(96년 진)씨는 자신이 내놓 은 물건으로만 70만원어치를 팔았다. 여성 들은 물론 중년 남성들도 다가와 “남성 제품 은 없냐”고 묻기까지 했다. 이날 장터엔 외할아버지와 엄마, 외손녀 3 대가 함께하기도 했다. 강서구 화곡동에 사 는 손고호(72)씨는 딸 승혜(38)씨와 외손녀 용세희(13)양과 함께 세희양이 입었던 옷과 신발 등 30여 점을 팔았다. 손씨는 “평소 가 깝게 지내지 못했던 딸과 함께 물건을 팔며 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상연하 커플인 황진호(31)·송미령(35)씨는 황씨가 송씨를 위해 이벤트를 벌인 풍선 등 각종 장 신구를 팔았다. 지난해 위아자 장터에서 신 혼 초 때부터 곱게 쓰던 중년 여성의 가방을 샀다는 송씨는 “당시 엄마에게 물건을 물려 받은 느낌이 들었다”며 “단순히 물건을 사 고파는 것이 아닌 마음을 나눴다는 느낌이 들어 올해는 직접 참가했다”고 했다. 고급 가구 디자이너로 일하는 권미숙(49여)씨는 디자인 영감을 얻기 위해 위아자 장터에 왔 다고 했다. 그동안 서울 상암동에서 열리던 위아자 나눔장터는 올해 처음으로 광화문광장에 서 열렸다. 2005년 제1회 장터부터 한 해 도 거르지 않고 참여한 권해숙(60·여)씨는 “광화문으로 옮기면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쉽고 분위기도 시장 느낌이 난다”며 “올해 는 품목도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진 것 같 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최고경영자과정 J 포럼에서 김중식 화백에게 기증받은 작품 ‘이중주의 하모니-달항아리와 엘리자베 스테일러’는 이날 경매일반판매를 통틀어 최고가인 25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선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 가 교통질서 유지, 안전관리 등 일을 묵묵 히 수행했다. 장혁진·구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나눔장터 이모저모 이은희 70만원어치 팔아 세일퀸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하신 모든 분께 감 사드립니다. 서울·부산·대전·전주 등 4개 도시에서 열린 위아자 장터가 20일 성황리 에 끝났습니다. 장터를 찾아 물건을 구입하 고, 이웃 사랑을 실천해주신 여러분께 머 리 숙여 고마움을 표합니다. 또 물건을 판 매한 뒤 수익금을 기부해주신 시민·기업· 단체와 내 일처럼 도와주신 자원봉사분들 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수익금은 저소 득층 어린이 지원에 쓰입니다. 중앙일보와 JTBC는 앞으로도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활동을 통해 공익을 실천하는 언론의 사명 을 다하겠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위아자 나눔장터=나눔과 재활용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2005년 시 작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나눔축제다. 위스타트(We Start), 아름다운가게, 자원봉 사 등 중앙일보가 지원해온 세 가지 사회공 헌 활동의 앞 글자에서 따온 이름이다. 20일 위아자 서울 나눔장터는 실속 장보기는 물론 즐거움이 넘쳐나는 잔치 한마당이었다. 광화문광장 메인무대에서 명사 기증품 경매가 진행되고 있고(왼쪽) JTBC ‘히든싱어2’ 팀 체험부스에서는 시민들이 노래 실력을 뽐내고 있다(가운데). 미스코리아 ‘녹원회’ 회원들은 자신의 애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 동영상은 joongang.co.kr 강정현 기자 4개 도시 31만명이 나눈 행복 1억1560만원 기부금 모았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1000원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일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서울·부산·대전·전주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는 나눔의 열기로 뜨 겁게 달궈졌다. ‘나누는 설레임 행복한 어울 림’이란 주제에 꼭 들어맞는 대한민국 최대 나눔축제가 펼쳐졌다. 4개 장터에서 시민들과 기업·단체들이 물 건을 팔아 모은 기부금은 1억1560만원이었 다. 2005년 첫 장터가 열린 후 올해까지 총 기부금은 11억 2742만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서울 20만 명 등 총 31만여 명의 시민이 장터 를 찾았다. 장터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위스 타트운동본부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저소 득층 어린이들을 돕는 데 쓰인다. 서울 장터는 오전 11시 종로구 광화문광 장에서 개장식이 열렸다. 중앙일보와 함께 행사를 주최해온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 홍 명희 아름다운가게 이사장, 허남순 위스타 트운동본부 부회장이 참석했다. 김명환 GS 칼텍스 부사장과 김수길 JTBC 대표이사 등 도 참여해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속사포 랩을 선보이는 가수 아웃사이더와 JTBC ‘히든싱어’에서 처음으로 원조가수를 누르 고 신승훈편 우승을 차지한 팝페라 가수 장 진호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부산 장터는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야외주차장에서 열렸다. 백운현 부산시 정 무부시장,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박성환 아 름다운가게 부산울산 공동대표, 중앙일보 김교준 편집인 등이 참석해 장터 개장을 축 하했다. 특히 부산 장터는 자동차 트렁크에 물품을 싣고 와서 판매하는 유럽형 플리마 켓인 ‘카 부츠(Car Boots) 벼룩시장’ 형태 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대전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대전 장터에는 시민들이 개막 2시간 전부터 캐리어와 자전 거·유모차에 물건을 가득 싣고 들어와 돗자 리에 물건을 진열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을 비 롯해 곽영교 대전시의회 의장, 김신호 대전시 교육감, 정동수·권경주·이희성 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북도청 광장에서 열린 전주 장터는 우 민서(10효림초 4), 우주(7효림초 1) 남매의 어린이 ‘장돌뱅이’ 선서로 시작됐다. 선서의 핵심은 “희망의 새싹을 키우는 아름다운 미 래의 주역으로 자라겠다”는 거였다.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장상진 전주부시장, 이상직 국회의원, 오병상 JTBC 보도국장, 김진형 아름다운가게 전주전북본부 공동대 표 등이 참석했다. 네 곳의 장터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특히 이번 서울 장터는 JTBC를 통해 90분 간 생중계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앞에 마련된 무대에 황남희· 장성규 아나운서가 오르자 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회사 동료들과 나온 김순옥(38여)씨는 “직접 와 보니 저렴한 가격에 화장품도 사고 TV로만 보던 아나운서들도 보게 돼 좋다”고 말했 다. 월드컵경기장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옮 긴 덕에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 았다. 프랑스인 마리 폴(40)과 제롬(47) 커 플은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을 보러 왔다 들렀다”며 “엄청난 규모의 벼룩시장이 살 거리·볼거리·먹거리 등으로 체계적으로 나 눠져 있어 흥미롭다”며 즐거워했다. 민경원·황선윤·신진호·최경호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부산·대전·전주 장터 성황 9년간 모은 기부금 11억 넘어 저소득층 어린이 돕기에 쓰여 주관: 주최: 협찬: ‘히든싱어 노래방’ 단연 인기 1000명이 가수 도전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위아자 나 눔장터 ‘중앙미디어네트워크(JMnet) 체험 존’에서 이목이 집중된 건 히든싱어 노래방 코너였다. 참가자 1000여 명은 스마트폰 애 플리케이션 ‘히든싱어’를 통해 신승훈·보 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모 창했다. 개그맨 김경식과 강지영 아나운서 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히든싱어 노래방은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되는 ‘히든싱어2’의 인기만큼이나 시민들의 참 여 열기가 뜨거웠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노 래방을 지켜보던 김희성(42)씨는 “신승훈이 우승하지 못한 어제(19일) 방송을 봤는데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됐다”며 “늘 관심 있게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체험존에는 JTBC를 비롯해 중앙일보·일 간스포츠·중앙M&B 등 JMnet 모든 매체가 출동했다. 이날 중앙M&B가 준비한 스티커 사진 체험존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20m 이상 늘어섰다. 스티커에는 쎄씨·여성중앙 등 의 로고가 새겨졌다. 올해 초 19년 만에 복간 된 소년중앙의 표지 모델 선발 행사에도 시민 의 관심이 쏠렸다. 어렸을 때 소년중앙 열혈 팬이었다는 신희정(47·여)씨는 “복간 얘기는 들었지만 지면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변에 소개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아자 1회 장터부터 참여하고 있는 GS칼 텍스 부스에는 개장 30분 전인 오전 10시30분 부터 줄이 늘어섰다. 의류 2000점을 포함해 임직원들이 내놓은 4300여 점의 물건이 손님 을 맞았다. GS칼텍스에서 준비한 재활용 장 바구니 500개는 오후 3시 무렵 동났다. 아시아나항공 부스에선 승무원들이 파스 텔 등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초크 아트’가 인 기였다. 캐빈서비스2팀 강선하 부사무장은 “기내에서도 승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에도 국내 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중국·베트남·미얀마 등에서 구해온 해외 토산품 300여 점을 내놓 았다. 9년 연속 참가하는 KT는 사회적기업의 물품을 소개하는 장터를 마련했다. 시민참여형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초·중 학생 10여 명이 모여 만든 ‘후라이팬 속 지구 사랑’은 폐식용유가 바이오디젤로 변화하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주부환경연합 관악구지회는 폐유로 만든 빨랫비누 수백 개 를 기부금 1000원을 받고 나눠줬다. 명동성모 안과·이오플러스치과·이윤수 비뇨기과가 참 여한 무료 건강상담 부스엔 건강에 관심이 많 은 시민들이 몰렸다. 지난 10년간 개발도상국 을 돌며 무료 백내장 수술 봉사를 해온 명동 성모안과 김동해 원장은 “위아자를 통해 나 눔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ail protected] JMnet 체험존·시민부스도 호응 폐유 재활용한 비누 금세 동나 아시아나 ‘초크 아트’에도 긴 줄 기업장터에 참가한 KT 올레 대학생 봉사단원들이 컵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경매·일반 판매를 통틀어 최고가(250만원)에 팔린 김중식 화백의 작품 ‘이중주의 하모니-달항아리 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사진 김중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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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57호 42판 42판 제15157호

18 19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박 대통령 목각인형 70만원 유재석 가방은 남성팬이 차지

“50만원 없습니까? 50만원 없습니까? 없으

면 45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진행자가 두 번 경매 참가자들을 향해 소

리친 뒤 낙찰됐다고 선언하자 한 남성이 “이

야!” 하는 환호성과 함께 두 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위아자 기

증품 경매 현장에서 방송인 유재석씨가 내

놓은 노란색 백팩(가방)의 주인이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오전 한 포털사이트에는

‘유재석 애장품’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

르기도 했다. 경매는 1만원에 시작해 순식

간에 45만원까지 올랐다. 한 20대 여성과 경

합해 가방을 손에 넣은 손재문(35·서울 구

로동)씨는 “평소 유재석씨의 팬이라 꼭 갖고

싶었다. 일부러 높은 값에 들어 갔는데 다행

히 낙찰받았다”며 좋아했다.

 올해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옮긴 위아

자의 명사 기증품 경매 무대는 200여

명의 경매 참가자와 시민이 몰리면서

성황을 이뤘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

까지 진행됐다. 전국(서울·부산·대전·

전주) 명사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물건은 허남식 부산시장이 내놓은

그림이었다. 송영명 화가의 유화 1점

으로 개인 사업가 정모(38)씨가 200

만원을 주고 사갔다. 서울 경매에서

는 박근혜 대통령의 탈·목각인형(사

진) 세트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70만원에 낙

찰됐다. 낙찰자 윤영만(53 ·서울 문정동)씨는

“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때 받은 선물

이라서 향후에도 소장 가치가 있을 것”이라

고 말했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비싸게 팔린

경매품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판화였다. 한

20대 여성이 65만원을 지불하고 가져갔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물품도 인기가 높

았다. 가수 소녀시대의 친필 사인 CD 등은 50

만원, 크레용팝의 사인 헬멧은 30만원에 주

인을 찾았다. 크레용팝 헬멧을 산 직장인 손

정환(32·서울 서교동)씨는 “팬 커뮤니티를 통

해 위아자 경매를 알게 돼 아침 일찍 와서 기

다렸다”고 말했다. 양준혁 야구해설위원의

친필 사인 배트(15만원)는 중학교 2학년 윤희

돈(14)군이 차지했다. 윤군의 어머니 김현주

(42·서울 진관동)씨는 “아들에게 기부의 소

중함을 알려주려고 사줬다”고 말했다.

 사회 지도층이 기증한 물건은 다기와 그

림 등의 품목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의 다기세트 55만원, 이상철 LG유

플러스 부회장의 장도가 40만원, 양승태 대

법원장의 그림 34만원, 허동수 GS칼텍스 회

장의 목각 붓통 세트는 24만원에 팔렸다.

이 밖에 정홍원 국무총리의 통기타 35

만원,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산용 스틱

은 10만원에 팔렸다.

 오후 2시50분쯤 가수 박상민씨가 직

접 기증품(통기타)을 들고 경매 무대

에 오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기

타는 50만원에 팔렸다. 박씨는 즉석에

서 자신의 애창곡 2곡을 불렀다.

이유정 기자 [email protected]

새 주인 만난 명사 기증품

허남식 시장 그림 200만원에 팔려

크레용팝 헬멧은 30만원에 낙찰

역대 미스코리아 애장품 부스엔 여성들 우르르

“미스코리아가 쓰던 물건 가져가세요.”

 20일 위아자 나눔장터가 열린 서울 광화

문광장. 미스코리아 본선 수상자들의 모임

인 녹원회 회원들도 부스를 내고 장터에 참

여했다. JTBC ‘비밀의 화원’에 출연 중인

권정주(1990년 미스 엘칸토) 회장을 비롯

한 회원 10명은 자신들이 쓰던 신발, 가방과

장신구 등을 내놓았다. 오전 11시 장터가 열

리자 미스코리아의 물건을 보려는 여성들

로 부스는 순식간에 가득 찼다. 나이는 20대

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행사 내내 목소리

를 높이던 김지연(97년 진)씨는 시민들에게

“이 가격에 이런 옷 사기 힘들다”고 말하며

능숙한 장사수완을 발휘했다. 배우 이병헌

의 동생인 이은희(96년 진)씨는 자신이 내놓

은 물건으로만 70만원어치를 팔았다. 여성

들은 물론 중년 남성들도 다가와 “남성 제품

은 없냐”고 묻기까지 했다.

 이날 장터엔 외할아버지와 엄마, 외손녀 3

대가 함께하기도 했다. 강서구 화곡동에 사

는 손고호(72)씨는 딸 승혜(38)씨와 외손녀

용세희(13)양과 함께 세희양이 입었던 옷과

신발 등 30여 점을 팔았다. 손씨는 “평소 가

깝게 지내지 못했던 딸과 함께 물건을 팔며

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상연하

커플인 황진호(31)·송미령(35)씨는 황씨가

송씨를 위해 이벤트를 벌인 풍선 등 각종 장

신구를 팔았다. 지난해 위아자 장터에서 신

혼 초 때부터 곱게 쓰던 중년 여성의 가방을

샀다는 송씨는 “당시 엄마에게 물건을 물려

받은 느낌이 들었다”며 “단순히 물건을 사

고파는 것이 아닌 마음을 나눴다는 느낌이

들어 올해는 직접 참가했다”고 했다. 고급

가구 디자이너로 일하는 권미숙(49여)씨는

디자인 영감을 얻기 위해 위아자 장터에 왔

다고 했다.

 그동안 서울 상암동에서 열리던 위아자

나눔장터는 올해 처음으로 광화문광장에

서 열렸다. 2005년 제1회 장터부터 한 해

도 거르지 않고 참여한 권해숙(60·여)씨는

“광화문으로 옮기면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쉽고 분위기도 시장 느낌이 난다”며 “올해

는 품목도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진 것 같

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최고경영자과정 J

포럼에서 김중식 화백에게 기증받은 작품

‘이중주의 하모니-달항아리와 엘리자베

스테일러’는 이날 경매일반판매를 통틀어

최고가인 25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선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

가 교통질서 유지, 안전관리 등 일을 묵묵

히 수행했다. 장혁진·구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나눔장터 이모저모

이은희 70만원어치 팔아 세일퀸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하신 모든 분께 감

사드립니다. 서울·부산·대전·전주 등 4개

도시에서 열린 위아자 장터가 20일 성황리

에 끝났습니다. 장터를 찾아 물건을 구입하

고, 이웃 사랑을 실천해주신 여러분께 머

리 숙여 고마움을 표합니다. 또 물건을 판

매한 뒤 수익금을 기부해주신 시민·기업·

단체와 내 일처럼 도와주신 자원봉사분들

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수익금은 저소

득층 어린이 지원에 쓰입니다. 중앙일보와

JTBC는 앞으로도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활동을 통해 공익을 실천하는 언론의 사명

을 다하겠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위아자 나눔장터=나눔과 재활용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2005년 시

작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나눔축제다.

위스타트(We Start), 아름다운가게, 자원봉

사 등 중앙일보가 지원해온 세 가지 사회공

헌 활동의 앞 글자에서 따온 이름이다.

20일 위아자 서울 나눔장터는 실속 장보기는 물론 즐거움이 넘쳐나는 잔치 한마당이었다. 광화문광장 메인무대에서 명사 기증품 경매가 진행되고 있고(왼쪽) JTBC ‘히든싱어2’ 팀 체험부스에서는 시민들이 노래 실력을 뽐내고 있다(가운데). 미스코리아 ‘녹원회’ 회원들은 자신의 애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 동영상은 joongang.co.kr 강정현 기자

4개 도시 31만명이 나눈 행복 1억1560만원 기부금 모았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1000원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일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서울·부산·대전·전주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는 나눔의 열기로 뜨

겁게 달궈졌다. ‘나누는 설레임 행복한 어울

림’이란 주제에 꼭 들어맞는 대한민국 최대

나눔축제가 펼쳐졌다.

 4개 장터에서 시민들과 기업·단체들이 물

건을 팔아 모은 기부금은 1억1560만원이었

다. 2005년 첫 장터가 열린 후 올해까지 총

기부금은 11억 2742만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서울 20만 명 등 총 31만여 명의 시민이 장터

를 찾았다. 장터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위스

타트운동본부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저소

득층 어린이들을 돕는 데 쓰인다.

 서울 장터는 오전 11시 종로구 광화문광

장에서 개장식이 열렸다. 중앙일보와 함께

행사를 주최해온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 홍

명희 아름다운가게 이사장, 허남순 위스타

트운동본부 부회장이 참석했다. 김명환 GS

칼텍스 부사장과 김수길 JTBC 대표이사 등

도 참여해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속사포

랩을 선보이는 가수 아웃사이더와 JTBC

‘히든싱어’에서 처음으로 원조가수를 누르

고 신승훈편 우승을 차지한 팝페라 가수 장

진호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부산 장터는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야외주차장에서 열렸다. 백운현 부산시 정

무부시장,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박성환 아

름다운가게 부산울산 공동대표, 중앙일보

김교준 편집인 등이 참석해 장터 개장을 축

하했다. 특히 부산 장터는 자동차 트렁크에

물품을 싣고 와서 판매하는 유럽형 플리마

켓인 ‘카 부츠(Car Boots) 벼룩시장’ 형태

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대전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대전 장터에는

시민들이 개막 2시간 전부터 캐리어와 자전

거·유모차에 물건을 가득 싣고 들어와 돗자

리에 물건을 진열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을 비

롯해 곽영교 대전시의회 의장, 김신호 대전시

교육감, 정동수·권경주·이희성 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북도청 광장에서 열린 전주 장터는 우

민서(10효림초 4), 우주(7효림초 1) 남매의

어린이 ‘장돌뱅이’ 선서로 시작됐다. 선서의

핵심은 “희망의 새싹을 키우는 아름다운 미

래의 주역으로 자라겠다”는 거였다.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장상진 전주부시장,

이상직 국회의원, 오병상 JTBC 보도국장,

김진형 아름다운가게 전주전북본부 공동대

표 등이 참석했다.

 네 곳의 장터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특히 이번 서울 장터는 JTBC를 통해 90분

간 생중계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앞에 마련된 무대에 황남희·

장성규 아나운서가 오르자 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회사

동료들과 나온 김순옥(38여)씨는 “직접 와

보니 저렴한 가격에 화장품도 사고 TV로만

보던 아나운서들도 보게 돼 좋다”고 말했

다. 월드컵경기장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옮

긴 덕에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

았다. 프랑스인 마리 폴(40)과 제롬(47) 커

플은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을 보러 왔다

들렀다”며 “엄청난 규모의 벼룩시장이 살

거리·볼거리·먹거리 등으로 체계적으로 나

눠져 있어 흥미롭다”며 즐거워했다.

민경원·황선윤·신진호·최경호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부산·대전·전주 장터 성황

9년간 모은 기부금 11억 넘어

저소득층 어린이 돕기에 쓰여

주관:

주최:

협찬:

‘히든싱어 노래방’ 단연 인기 1000명이 가수 도전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위아자 나

눔장터 ‘중앙미디어네트워크(JMnet) 체험

존’에서 이목이 집중된 건 히든싱어 노래방

코너였다. 참가자 1000여 명은 스마트폰 애

플리케이션 ‘히든싱어’를 통해 신승훈·보

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모

창했다. 개그맨 김경식과 강지영 아나운서

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히든싱어 노래방은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되는

‘히든싱어2’의 인기만큼이나 시민들의 참

여 열기가 뜨거웠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노

래방을 지켜보던 김희성(42)씨는 “신승훈이

우승하지 못한 어제(19일) 방송을 봤는데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됐다”며 “늘 관심

있게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체험존에는 JTBC를 비롯해 중앙일보·일

간스포츠·중앙M&B 등 JMnet 모든 매체가

출동했다. 이날 중앙M&B가 준비한 스티커

사진 체험존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20m

이상 늘어섰다. 스티커에는 쎄씨·여성중앙 등

의 로고가 새겨졌다. 올해 초 19년 만에 복간

된 소년중앙의 표지 모델 선발 행사에도 시민

의 관심이 쏠렸다. 어렸을 때 소년중앙 열혈

팬이었다는 신희정(47·여)씨는 “복간 얘기는

들었지만 지면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변에 소개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아자 1회 장터부터 참여하고 있는 GS칼

텍스 부스에는 개장 30분 전인 오전 10시30분

부터 줄이 늘어섰다. 의류 2000점을 포함해

임직원들이 내놓은 4300여 점의 물건이 손님

을 맞았다. GS칼텍스에서 준비한 재활용 장

바구니 500개는 오후 3시 무렵 동났다.

 아시아나항공 부스에선 승무원들이 파스

텔 등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초크 아트’가 인

기였다. 캐빈서비스2팀 강선하 부사무장은

“기내에서도 승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에도 국내

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중국·베트남·미얀마

등에서 구해온 해외 토산품 300여 점을 내놓

았다. 9년 연속 참가하는 KT는 사회적기업의

물품을 소개하는 장터를 마련했다.

시민참여형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초·중

학생 10여 명이 모여 만든 ‘후라이팬 속 지구

사랑’은 폐식용유가 바이오디젤로 변화하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주부환경연합

관악구지회는 폐유로 만든 빨랫비누 수백 개

를 기부금 1000원을 받고 나눠줬다. 명동성모

안과·이오플러스치과·이윤수 비뇨기과가 참

여한 무료 건강상담 부스엔 건강에 관심이 많

은 시민들이 몰렸다. 지난 10년간 개발도상국

을 돌며 무료 백내장 수술 봉사를 해온 명동

성모안과 김동해 원장은 “위아자를 통해 나

눔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ail protected]

JMnet 체험존·시민부스도 호응

폐유 재활용한 비누 금세 동나

아시아나 ‘초크 아트’에도 긴 줄

기업장터에 참가한 KT 올레 대학생 봉사단원들이

컵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경매·일반 판매를 통틀어 최고가(250만원)에 팔린

김중식 화백의 작품 ‘이중주의 하모니-달항아리

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사진 김중식 화백